신세계, 사상최대 실적에도 주가 약세.. 왜?

삼성생명 덕 순익 급증.. 영업실적만으론 EPS 되려 하락

[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신세계가 지난해 삼성생명 덕을 톡톡히 봐 사상 최초로 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지만 최근 주가가 약세를 보이며 빛이 바랬다.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당초 목표나 시장의 기대보다 부진한 성적을 거둔 탓이다.신세계는 지난 17일 무상증자와 현금배당, 영업실적 등 호재성 공시 셋을 한번에 쏟아냈다.이날 신세계는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시행하고, 보통주 1주당 2500원씩 총 471억5125만원을 현금배당한다고 발표했다.이어 지난해 매출액 11조253억원, 영업이익 9927억원, 당기순이익 1조760억원의 영업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각각 10%, 8%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무려 89% 급증했다. 모두 창사 이래 최고기록이며 특히 순이익은 창사 이래 첫 1조원 돌파로 신기원을 열었다.하지만 이런 호재에도 불구하고 이날 신세계 주가는 전날보다 1000원(0.17%) 떨어지며 3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18일 오전 9시 5분 현재에도 전날보다 6000원(1%) 하락한 59만7000원에 거래되며 4일째 약세를 보이고 있다.시장의 이런 반응은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았고 무상증자와 현금배당 등은 이미 대강의 내용이 시장에 알려져 주가에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현금배당은 기준일이 지난해 말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선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없는 소식이다.신세계의 지난해 실적은 창사이래 최대지만 영업이익은 당초 목표로 삼았던 1조원 돌파에 미치지 못했다. 급증한 당기순이익은 삼성생명 상장에 따른 구주매출 차익을 제외하면 오히려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소비심리가 되살아나며 영업환경이 좋았던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런 실적이란 것이 시장의 평가다.지난해 순이익 1조원 돌파의 일등공신은 삼성생명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5월 삼성생명이 상장되며 500만주의 구주매출로 5416억원의 처분이익을 얻었다.이를 제외할 경우 신세계의 지난해 순이익 규모는 전년보다 337억원이 감소한 5342억원에 그친다. 삼성생명 덕에 얻은 이익이 연간 순이익을 웃도는 셈이다.이 덕에 신세계의 주당순이익(EPS)도 급증했다. 2009년말 3만118원이던 신세계의 EPS는 지난 연말 기준 5만7049원으로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주가는 14.3% 증가하는 데 그쳐 주가수익비율(PER)은 17.8배에서 10.8배로 낮아졌다. 두 지표로만 보면 최근의 신세계 주가가 지난 2009년에 비해 상당히 저평가된 셈이다.하지만 일회성 수익인 삼성생명 주식 매각차익을 제외하고 두 지표를 다시 구하면 각각 2만8328원과 21.7배이다. 영업활동을 통한 순수익이 기대에 못 미쳤고, 펀더멘탈상으론 현재 주가가 낮은 수준이 아님을 보여준다.게다가 최근의 물가불안과 정부의 물가관리에 대한 압박도 신세계 주가엔 부정적 요인이다. 소비위축과 수익성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박종대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세계에 대해 "지속적인 가격할인 정책과 이마트몰 등 신규사업 비용 증가로 당분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최근의 물가상승세가 소비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이마트 실적에 부정적"이라며 "주가의 의미있는 움직임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호창 기자 hoch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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