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정치권의 시계가 2012년을 정조준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 선거까지는 아직 2년이 남아 있지만 유력 대권주자들은 대선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것. 또 현역 국회의원들도 예산안 파동 이후 꽁꽁 얼어붙은 지역구 민심을 달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가장 광폭행보를 보이고 인사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다. 여권내 유력한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는 '한국형 복지국가'를 화두로 꺼내 들었다. 보육과 교육, 주택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가 '박근혜표 복지'의 핵심이다. 영국 노동당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슬로건과 일맥상통한다. 때문에 야당의 전유물이던 '복지'라는 이슈를 선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28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의 복지론에 대해 "모든 국민이 생활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국가가 직접 기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복지제도가 필요하다"면서 "보육과 교육, 주택, 의료, 노령기까지의 여러 가지 사회서비스에 국가가 제대로 부응하는데 걸맞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의 경제 자문을 맡고 있어 '경제 가정교사'로 불린다. 박 전 대표는 또 전날에는 대선을 겨냥한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소를 출범시켰다. 국가미래연은 이한구 의원을 포함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계 전문가 78명이 참여했다. 특히 이날 국가미래연 출범식에선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박 전 대표의 '정책 브레인들'이 공개돼 크게 주목을 받았다. 박 전 대표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 학자와 참여정부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정치권 일각에선 박 전 대표의 스타일과 맞지 않게 요란한 신고식을 치렀다는 점에서 내년 초로 예상된 박 전 대표의 대권행보가 앞당겨 진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 전 대표가 대권을 향해 잰걸음을 걸으면서 여권내 대권주자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여권내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는 현직 지자체장인 만큼 차기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는 모양새를 보여왔다. 6.2지방선거 참패 이후 대표직에서 물러난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2022년 월드컵 한국 유치에 실패한 뒤 대외활동에 주력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한 여권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표가 생각보다 빨리 움직여 당황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권내 대선주자간 신경전이 앞당겨 지면 모양새가 좋지 않겠느냐, 시기가 되면 다른 주자들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감세논란과 대북정책 논란 등 여권내 '자중지란'은 총선을 앞둔 위기의식의 발로라는 분석이 많다. 특히 선거마다 '바람'을 타온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최근 물가상승과 안보불안 등 악화된 민심을 수습하는데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은 "연말인 만큼 하루 저녁에만 송년회가 10여개 정도"라며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식사도 거르면서 참석하고 있지만 정말 피곤하다"고 하소연했다.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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