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골프 '세계를 호령하다'

일본과 아시아 무대에서 각각 상금왕에 오르며 세계무대로 비상하고 있는 김경태(왼쪽에서 세번째)와 노승열(왼쪽에서 두번째).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바야흐로 '한국골프 전성시대'다. 지구촌 프로골프투어에서 상금왕이 무려 4명이나 탄생했다. '괴물' 김경태(24)와 안선주(23)가 먼저 일본프로골프 남녀 상금왕에 올라 일본 열도를 초토화시켰다. '아이돌스타' 노승열(19ㆍ타이틀리스트)은 아시안(APGA)투어 '최연소 상금왕'이라는 위업을 달성했고, 최나연(23ㆍSK텔레콤)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상금여왕'에 오르며 대미를 장식했다. 김경태는 5일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시즌 최종전 JT컵(총상금 1억3000만엔)을 공동 5위로 마쳐 막판까지 긴박했던 상금왕 경쟁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김경태의 상금왕(1억8110만엔) 등극은 1987년 일본계 미국인 데이비드 이시이 이후 외국인으로서는 무려 23년만의 일이다.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경태는 이듬해 프로로 전향해 국내에서 곧바로 3승을 수확하면서 신인왕과 상금왕 등 개인타이틀까지 차지해 일찌감치 한국의 '차세대 기대주'로 지목됐던 선수다. 그해 겨울 비거리를 늘리는 스윙교정에 나섰다가 한동안 부진을 거듭했지만 스윙이 완성된 지난해 부활의 날개를 활짝 폈다.김경태는 올해 JGTO에 집중해 시즌 3승을 수확했고, 10월에는 특히 '내셔널타이틀' 일본오픈을 제패해 일본 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2005년과 2006년 일본아마추어선수권 2연패를 기록했던 김경태는 아카보시 로쿠로, 나카지마 쓰네유키에 이어 일본의 아마추어와 프로 '내셔널타이틀'을 동시에 석권한 3번째 선수가 됐다. 국내팬들에게는 1972년 한장상(69) 우승 이후 38년만의 쾌거였다.김경태의 상금왕 등극은 더욱이 '일본의 희망' 이시카와 료를 완벽하게 제압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이시카와가 바로 일본골프계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월드스타'로 육성하고 있는 선수다. 이시카와는 그러나 김경태와의 맞대결에서 번번이 무릎을 꿇었고, 이번에도 김경태에 막혀 '상금왕 2연패'가 좌절됐다. 안선주(23)는 이에 앞서 JLPGA투어에 진출한 첫해에 신인왕과 상금왕과 다승왕, 최저평균타수상 등을 '싹쓸이'해 일본 골프계에 또 다른 충격을 안겨줬다. 아시아 무대에서는 노승열이 3월 EPGA투어 겸 APGA투어 메이뱅크말레이시아오픈에서 '탱크' 최경주(40)를 따돌리고 우승하면서 EPGA투어 풀시드를 확보해 세계무대로 힘차게 비상하고 있다.LPGA투어에서는 최나연이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상금여왕'을 확정하는 개가를 올렸다. 최나연을 불과 3만 달러 차로 추격하던 신지애(22ㆍ미래에셋)는 '2차 컷 오프'에 걸려 최종 4라운드 진출이 무산됐다. 최나연은 최저평균타수(베어트로피) 부문에서도 크리스티 커(미국)를 0.08타 차이로 극적으로 따돌리고 '2관왕'에 올랐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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