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PEF와 자금유치 계약..투자금 행선지는? 국내 에너지분야·우리금융 민영화 참여 촉각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Temasek Holdings)이 국내 한 사모펀드(PEF)와 최근 3500억원 수준의 자금 유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테마섹 투자 자금은 향후 최대 5000억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사모펀드의 향후 투자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테마섹이 올해 들어 금융업 위주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대폭 축소하고 바이오, IT, 대체에지 등 신성장동력 위주로 전환하면서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사모펀드의 용처가 국내 에너지 분야가 될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 테마섹의 투자금을 유치한 곳은 한앤컴퍼니PEF(가칭)로 국제적 금융회사인 모건스탠리 M&A 부문서 두각을 보인 스콧 한(Scott Hahnㆍ한국명 한상원)이 설립한 M&A전문 중개회사다. 한앤컴퍼니는 관련 자금을 운용할 인력 채용 과정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스콧 한은 국내 대표적인 종합일간지 사주의 사위로 지난해 GS그룹의 쌍용 인수 이전까지 구조조정 및 매각 협상을 총괄 지휘했던 인물이다. 그는 모건스탠리사모펀드(MSPE) 한국 대표도 맡아 M&A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16일 국내 PEF 및 외국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퇴사 이후 PEF 설립에 전념한 스콧 한씨가 한앤컴퍼니를 설립하고 최근 테마섹으로부터 3500억원 수준의 투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PEF의 운용 방식은 투자금에 대한 사전 운용 권한을 보유한 선진국형으로 국내 대다수 PEF들이 투자처 발굴 이후 투자자들에게 자금 투자를 위한 설득 작업에 나서는 구조보다 자금 운용이 훨씬 용이한 성격을 가진다. 한 외국계 증권사 고위관계자는 "어떤 딜에 관여하는지에 따라 테마섹의 투자금이 5000억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게 업계 판단"이라며 "(한 대표가) 모건스탠리 근무 시절 주로 '공장(비금융업)' 건에 관한 빅딜을 추진해왔던 만큼 투자처도 이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쌍용의 대(對) GS그룹 매각을 포함해 2006년부터 모건스탠리 퇴직 시까지 국내에서 현대로템, 랜드마크자산운용 등 10여건의 투자를 총괄한 경력이 있다. 한 대표는 "(테마섹으로부터의 자금 유치가) 현재 진행 단계에 있다"며 "(자금 유치에 대한 건이) 어떤 경로로 유출됐는지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답변도 해줄 수 없다"며 관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업계에선 한앤컴퍼니PEF가 M&A 물건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인 진도가 나갔으며 테마섹의 자금이 에너지 등 신산업에 투자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한 대표의 이 같은 전력 때문이다. 테마섹의 투자총괄책임자(CIO)도 지난 'G20 정상회담' 기간 동안 금융 당국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글로벌적 금융산업 투자 축소', '한국 금융 부문 투자 중단', '제조업 투자 확대' 의사 등을 전달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테마섹 관계자들은 SK에너지의 친환경 합성수지인 그린폴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방문한 자리에서 관심 있는 국내 산업 분야를 '신재생에너지', '바이오 산업'으로 꼽은 바 있다. 테마섹은 또 현재 코스닥 상장회사인 서울반도체와 셀트리온의 지분을 각각 11.83%(690만주), 10.13%(1223만주) 정도 보유하고 있다. 이 두 회사가 영위하고 있는 업종은 각각 발광다이오드(LED) 및 바이오시밀러로 모두 미래 성장동력으로 분류되는 사업군이다. 한편 테마섹의 국내 금융부문 투자 중단 방침에도 불구하고 자금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우리금융 민영화와의 연관성도 100% 배제할 수는 없다는 평가다. 국내 증권사 한 고위관계자는"(한앤컴퍼니의) 구체적인 계약 내용과 운용 방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확언할 수 없지만 (우리금융 민영화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외환, 연기금, 오일머니 등 수천억달러대의 정부 여유자산으로 글로벌 M&A 대열에 합류한 테마섹은 2002년 이후 '글로벌 금융제국'를 표방하며 해외은행의 지분을 사들였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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