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 아무리 생산해도 6만대가 모자라네'..기아차의 고민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기아자동차가 올해 최고 인기차종인 K5의 내년도 생산계획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공급할 곳은 늘어난 반면, 실제 생산 여력에는 한계가 있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기아차는 내부적으로 내년 K5 생산계획을 27만대 규모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월평균 2만2500대로, 올해 월평균인 1만2500대 수준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회사 관계자는 "K5를 계약 후 인도받기까지 여전히 70일 이상을 기다릴 정도로 국내에서 주문이 밀린데다 내년부터 미국, 중국, 유럽 등에도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기아차는 내년 초 K5의 미국 출시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에 중국과 유럽에 각각 물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판매할 곳이 늘어나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문제는 실제 공급 능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데 있다. 이와 관련해 노조 관계자는 "현재 K5가 생산되는 화성 3공장을 최대한 가동한다고 해도 연산 21만대 정도밖에 안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현재 40대인 K5의 UPH(시간당 생산대수)를 44대까지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올리더라도 27만대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이에 따라 회사 입장에서는 나머지 6만대를 채우는 방안이 관건이다. 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다는 점이 부담을 더하고 있다. 국내든 해외든 생산 확대가 쉽지 않은 선택이기 때문이다.노조에서는 국내 생산을 늘릴 것을 주문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K5 이후 벌어질 상황을 고려해 국내 인력의 추가 충원이나 생산설비 확대에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당장 필요하다고 생산설비를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미국 공장에 K5 생산라인을 놓는 방안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와 관련한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해외 영업 관련부서에서는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생산을 추진할 것이라는 견해를 제기하고 있지만 다른 쪽에서는 '확정된 게 아무 것도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만큼 민감하다는 얘기다.회사 고위 관계자는 "미국에 생산설비를 놓는 것도 쉽지는 않은 작업"이라면서 "아직까지 별다른 진척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서의 생산은 노조마저 반대하고 있는 사안이다.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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