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통역 서툴어..중요한 것은 부주석의 취지, 정책기조, 방향 아닌가'
[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2일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의 '평화의 훼방꾼' 발언 진실공방과 관련, 통역의 오류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시 부주석은) '한국 정부와 일본 두 나라가 대북 강경몰이를 함으로써 한반도 상황이 지금 위기로 몰려가고 있다. 이렇게 되면 평화가 어렵지 않느냐'는 요지로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지난해 김대중 전 대통령과 시 부주석이 만난 자리에 배석했던 정 전 장관은 이날 SBS라디오 '서두원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통역이 좀 서툴었고, 옛날에 중국어 공부를 했기 때문에 시 부주석의 얘기를 원어로 듣고 새겨보자는 차원에서 요지를 메모하고 있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그러면서 그는 정치권이 시 부주석의 발언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 대해 "중요한 것은 취지, 정책기조, 정책방향이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지금 달을 보라고 하는데 자꾸 달을 가리킨 손가락이 왼손가락이니, 오른손가락이니 싸우는 것 같아서 보기가 답답한 대목이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그때 시 부주석은 사전에 준비를 좀 해온 것 같았다"며 "특히 '남북한은 동포인데 화해, 협력을 해야지 이렇게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절대로 동북아시아에 도움이 안 되지 않느냐'면서 '한국은 북한이 미국을 향해서 하고 있는 몇 가지 압박전술에 대해 흥분하고 분개할 것이 아니라 감정적인 대응이 아닌 인내심을 갖고 남북화해 협력을 다시 재개해 나가야만 난관을 극복하고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그는 또 정부가 공개한 요록에 시 부주석의 그러한 발언이 없는 점에 대해선 "나도 옛날에 공무원 생활을 할 때 높은 분들이 면담하는 과정에 배석을 해 요록을 작성했지만 요록은 요록"이라며 "나중에 이런 단어 하나하나가 일파만파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돼 그걸 꼼꼼하게 적어놓는 사람은 없다"고 지적,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이 누락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그는 중국이 박지원 원내대표의 발언을 부인한데 대해서도 "시 부주석이 당 군사위원회 부주석으로 되자마자 이런 얘기가 나오니까 한중간의 외교논쟁에 휩싸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불을 껐다고 생각한다"며 "외교적인 차원에서 이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아울러 그는 "당시 시 부주석이 한국의 대북 강경노선이 북핵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좀 유연하게 나올 수 없느냐. 남북관계를 복원해야만 6자회담이 제대로 돌아간다는 얘기를 작심하고 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시 부주석 한 사람의 발언이라고 보지 말고 중국 정부의 발언이라고 생각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김달중 기자 da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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