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번호통합 둘러싸고 KT-SKT 치열한 장외설전

[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방송통신위원회가 15일 발표한 010번호통합정책에대해 실제 수혜자는 SK텔레콤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경제성이 떨어지는 2G망 조기철거에 열을 올려온 KT가 이번 정책결정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당초 관측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물론 SK텔레콤은 터무니없는 낭설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양사의 장외설전은 향후 방통위 정책수립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앞서 15일 방통위는 2G서비스 종료시점인 2018년에 010으로 강제통합하되, 내년 1월부터 기존 01X가입자도 3년간 한시로 기존 번호 그대로 3G를 이용하거나, 010 3G로 전환하더라도 상대방에는 01X번호를 표시해주기로 했다. 이는 동일사업자로 이동시에만 적용한다는 조건이 걸려있다.일단 증권가의 분석은 SK텔레콤이 이번 정책의 최대 수혜자라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6일 리포트를 통해 방송통신위원회가 010 번호통합 시점을 올해에서 2018년으로 연장한 것은 SK텔레콤, KT 순으로 유리하고 LG유플러스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양종인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은 주로 011 번호를 이용하는 574만명의 우량 가입자를 지킬 수 있어 긍정적"이라며 "010 번호 통합 시점이 올해에서 2018년으로 연장된 데 따른 수혜로 2G 서비스를 2018년까지 유지하고 2G 가입자 일부를 3년간 3G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KT 역시 내년 2G 종료 후에도 80만 가입자를 3G로 유도해 지킬 수 있게 됐다"면서 "LG유플러스는 3G서비스가 없어 타사 01X 번호 가입자 유치가 불리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KT는 "이번 결정으로 2G망 조기철거가 가능해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지만 가입자 유치의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실익은 SK텔레콤이 챙기는 만큼 상당히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실제 KT는 자사 01X가입자 80만여명은 대체로 평균 사용요금이 3만원대 초반으로 낮은데다 보수적이고 4만원대 이상의 정액요금제에 가입해야하는 3G 스마트폰을 사용할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을 내놨다. 큰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동일사업자내에서만 2G→3G 이동을 허락한 것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KT의 아이폰이 국내시장에서 2주간 예약자만 30만에 달할 정도로 초유의 인기를 모으는 상황에서 이는 SK텔레콤 2G 01X 가입자의 KT 아이폰 선택을 막는 조치라는 것이다. 실제 KT 아이폰 가입자의 절반가량은 타사 번호이동 고객이며 대다수가 SK텔레콤에서 옮겨왔다.KT는 SK텔레콤이 574만명에 달하는 01X가입자를 지키게 된 만큼 실익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게다가 SK텔레콤 01X고객은 가입자당 월사용요금이 KT보다 월등히 높은 데다(5만원 추정) 갤럭시S를 포함한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5만 5000원이라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도 충분히 가입할 여력이 큰 만큼 오히려 실익은 KT가 아닌 SK텔레콤이 거두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방송통신위원회는 01X의 가입자의 타사 3G가입을 허용한다는 안을 높고 고심하다 막판 이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과 KT 대정부 업무 담당자들도 총출동해 치열한 막판 설득전을 펼쳤다.SK텔레콤이 방통위 정책발표 뒤 "사업자들의 편법마케팅으로 인해 시장과열로 이어지지 않도록 감시대책을 주문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편법마케팅이라는 것은 KT가 SK텔레콤의 2G 01X가입자를 자사 2G로 번호이동시킨 뒤 다시 3G로 전환해 아이폰 가입자로 유치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 KT의 주장이며, SK텔레콤은 자신들이 피해자라고 반박하고 있다.SK텔레콤은 이번 정책으로 KT의 2G망 조기철거가 기정사실화된 만큼 연간 1000억원에 달하는 2G 망투자 및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KT가 주장해온 01X가입자의 3G 이용과 번호표시제를 방통위가 받아들였는데도 오히려 손해를 봤다는 말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않는 다는 것이다.SK텔레콤으로서는 574만 2G 01X가입자는 엄연히 우리 고객이며 타사 3G로의 가입불가조치는 고객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시장의 혼탁을 막기 위한 정당한 조치인데도, KT가 마치 자신들의 잠재 고객인 것처럼 논리를 전개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라며 불쾌감을 표하고 있다.조성훈 기자 searc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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