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式 ‘윗목 데우기’ 상생경영

중소공급업체 결제 구매카드 외상일수 단축1·2차 협력사 직접 방문후 자금난 해소 앞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지난달 19일 2차 거래기업인 선일기공 인천 본사 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황을 살피고 있다.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아랫목(포스코와 1차 협력사간 상생)에는 이제 훈훈한 기운이 나는데 아직 윗목(1차협력사와 2~4차 협력사간 상생)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다."지난달 19일과 26일 서울과 포항 1ㆍ2차 협력사를 현장 방문한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대ㆍ중소기업 상생의 현황을 보고 느낀 점을 이같이 비유해 설명했다.이후 정 회장은 윗목을 데우기 위한 지원 방안을 연이어 시행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오는 10일부터 중소 공급업체와 대금결제에 활용하는 '구매카드' 외상일수를 60일에서 40일로 단축한다.구매카드란 공급사가 포스코에 납품한 외상대금을 어음실물발행 없이 카드로 포스코가 설정한 신용한도를 이용해 외상대금 수령 및 할인이 가능한 결제방법이다. 포스코가 지급을 보증하는 전자어음의 일종이다.포스코는 공급사에 대한 결제금액이 5000만원 미만인 경우에는 전액 현금으로 결제하고 있으며, 5000만원 이상일 경우에는 5000만원과 이를 초과하는 금액의 50%는 현금으로 결제하고 나머지 50%는 구매카드를 이용해 60일 이후에 지불했다. 다시 말해, 포스코가 공급사에게 지급해야 할 결제대금이 10억원일 경우 5000만원과 나머지 9억5000만원의 절반인 4억7500만원을 합한 5억2500만원은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4억7500만원은 60일후에 공급사 결제계좌에 입금시켜 주는 것이다.통상 기업들은 지급기한이 짧게는 2달, 길게는 6달에 달하는 전자어음을 발행하는 게 관행이다. 이 기간 동안 받지 못한 돈은 중소 협력사들이 짊어져야 하기 때문에 자금난을 심화시킨 원인중 하나로 지적 받아왔다. 특히 일부 대기업들은 대금결제 기한 조차 맞춰주지 않아 돈이 급한 공급사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어음할인을 하는 경우도 많다.포스코는 현금지급 및 구매카드 제도를 통해 협력사들의 자금난을 줄이는데 주력해 왔으며, 지난달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1ㆍ2차 협력업체를 방문했을 때 협력사들이 여전히 자금 수급에 애로를 표하자 이번에 외상일수를 단축해 시행한 것이다.특히 이번 조치는 포스코와 1차 협력사들의 거래보다는 1차 협력사와 거래하는 2차ㆍ3차ㆍ4차 협력사들간의 자금 거래를 원활히 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며, 포스코는 이번 제도가 협력사 전체에 확산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한편 포스코는 이달부터 '설비구매 중도금' 지급 제도를 신설해 시행에 들어갔다.설비구매 중도금 지급제도는 포스코가 중소기업으로부터 설비를 구매할 경우 기존 선급금과 잔금만 지급하던 프로세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설비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중소기업이 운영 자금난을 겪지 않도록 중도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제도다.중도금은 설비 구매금액의 30%로, 계약금액 1억원 이상 및 납기 180일 이상인 설비계약 건에 대해서는 모두 적용되며, 납기의 절반이 지난 시점에 공급사의 요청에 의해 지급된다. 포스코에 설비를 판매하는 중소기업은 선급금(20%)에 이어 중도금(30%), 잔금(50%)를 단계적으로 받게 돼 생산자금 확보 및 운영자금 마련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포스코는 여기에 설비구매 중도금 지급제도를 적용할 경우 중소기업이 약 2200억원을 무이자로 선지급 받는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포스코는 지난 2004년부터 협력업체 납품대금에 대해 주 2회(화ㆍ금) 전액 현금으로 지불하고 있으며, 자금이 더 많이 필요한 설ㆍ추석 연휴를 맞아서는 매일 지불체제로 전환해 협력기업의 자금난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있다.정 회장은 "앞으로도 기업 생태계 관점에서 1차는 물론 2, 3, 4차 협력기업을 위한 상생협력 지원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채명석 기자 oricm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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