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박근혜 '국정 동반자' 발판 닦았다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손을 맞잡았다. 두 사람의 회동은 11개월만이지만, 양측에서 모두 "성공적인 만남"이라고 평가한 것은 이 대통령이 당선된 뒤 6차례 회동 가운데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는 이번 회동은 두 사람은 물론, 당내 갈등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국정 동반자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했다.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지난 21일 오전 11시55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95분간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배석자 없었다. 박 전 대표도 측근 의원을 대동하지 않고 홀로 청와대를 찾았다.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은 "배석자 없이 두 분만 식사를 같이 했다"며 "회동 내용은 파악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가 (회동내용을) 적절한 때에 소개해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22일 밝혔다.정 정무수석은 이어 "이 대통령이 오래전부터 박 전 대표를 만나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으며, 시기를 두고 고민을 해온 것으로 안다"며 "두 분이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하고 사진 촬영을 했다"고 전했다.여권 고위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향후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박 전 대표는 친서민 정책과 4대강 살리기 등 집권후반기 국정운영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알렸다.이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서 '김태호 총리 후보자 지명이 박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는 뜻을 명확히 하고, 2012년 대선에서 철저히 중립을 지키겠다는 의지도 밝힌 것으로 관측된다.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두 분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와 경제 문제를 포함한 국내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당내 문제와 관련해선 앞으로 한나라당이 국민의 신임을 잘 얻어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이번 회동에서 두 사람의 묵은 갈등도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종시 문제로 더욱 깊어졌던 앙금을 풀었다고 본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국정동반자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박 전 대표의 역할론도 관심을 끈다. 이 대통령이 천안함 사태로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남북관계를 풀어내기 위한 모종의 역할을 맡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특사나 대북특사가 그것이다.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 당선인 시절인 2008년초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고, 여권 고위급 가운데 유일하게 과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났던 경험도 있다. 회동에서 논의됐다는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차기 동북아지역 리더로서의 임무를 부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집권후반기를 앞두고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당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을 평가해야 한다"며 "양측이 힘을 모아 흔들림 없이 국정을 운영하고 정권재창출에도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번 회동 뒤에는 정 정무수석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이 대통령은 회동 하루전인 지난 20일 오후에 회동을 결심했고, 정 정무수석이 박 전 대표에게 이 대통령의 뜻을 직접 전달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정 정무수석은 지난 한 달간 여러번 박 전 대표를 만나 이 대통령의 생각을 전하고, 또 박 전 대표의 속마음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회동을 끝내고 청와대를 떠나면서 정 정무수석에게 "이번 회동을 성사시키느라 고생하셨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 만족감이 농축된 표현이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국정 동반자' 관계로 격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조영주 기자 yjc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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