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의 조선사업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30%대로 떨어지며 '탈(脫) 조선' 상황을 가속화 하고 있다.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올 1ㆍ4분기 전체 매출액중 순수 선박 건조로 이룬 '조선 사업' 매출 비중이 37%에 그쳤다.불과 5년 전인 지난 2006년 조선사업 비중은 51%에 육박했으나 매년 해마다 감소해 지난해에는 43%를 기록했던 조선 사업 비중이 올 들어 더 떨어진 것이다. 오는 23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추가 감소가 예상된다.지난 10년에 걸친 장기간 호황 이후 지난 2008년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며 전체 조선업계에 불어닥친 수주량 급감이 조선업 비중 축소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고부가가치 선박인 해양 플랜트 사업 비중(1분기 12.3%)을 합치면 아직은 '바다'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이 절반에 달하고 있으나 최근 현대중공업이 '땅'을 기반으로 한 사업을 늘리고 있는 상황을 놓고 볼 때 해양 사업 비중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전력생산설비 등 육상 사업 투자를 대폭 확대하며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전기전자시스템사업부의 2006년 8%에 불과했던 전체 매출내 비중이 지난해에는 13%, 올 1분기에는 15%까지 확대됐다. 플랜트 사업 매출도 2006년 5%에서 지난해 9%로 성장했고, 선박용 엔진과 디젤발전설비 등을 만드는 엔진기계 사업부 매출도 같은 기간 10%에서 지난해 13%로 늘었다.전기전자시스템사업부는 변압기, 신재생에너지, 전력전자제어시스템 등을 전기 부품을 생산하는 사업부로 태양광설비와 풍력발전 설비 등의 생산도 담당하고 있다. 조선경기 불황에 맞물려 조선업의 비중이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녹색산업 열풍과 함께 태양광 설비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전력생산과 관련한 사업의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와 더불어 쿠바 지폐에 도안으로 들어가 더 널리 알려진 이동식발전 설비와 원자력 사업도 확대하는 등 에너지 사업 전반으로 사업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현대중공업의 사업구조 변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이 올해 전기전자시스템 사업 분야에 투자하기로 계획한 금액은 모두 1685억원으로 전체 4725억원의 투자액 가운데 35.6%로 조선부문 투자액 594억원, 12.5%를 앞서고 있다.특히 태양광 설비 부문에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연산 300메가와트(MW)규모인 태양광 설비 발전시설을 오는 2013년까지 1기가와트(GW)로 확충할 계획"이라며 "태양광 설비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투자를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의 사업 다각화는 현대오일뱅크 인수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현대중공업과 아부다비국영석유투자회사(IPIC)간 현대오일뱅크 경영권 분쟁에서 현대중공업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현대종합상사를 인수한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를 되찾으면 정유사업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을 전망이다.이윤재 기자 gal-r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이윤재 기자 gal-ru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