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시장서 몸값 높이려면 IPO 나서라

[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몸값을 올리려면 기업공개(IPO) 출사표 먼저.'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PO 신청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기업의 프리미엄을 높이는 수순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털이 투자한 기업들 사이에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피인수를 원하는 기업이 먼저 IPO를 신청해 몸값을 높이고, 증시 입성 대신 M&A 계약을 체결하는 형태다. 말하자면 '양다리 걸치기' 전략을 펼치는 셈.실제로 저널오브비즈니스벤처링 7월호에 따르면 이 같은 전략을 취한 피인수 기업이 단순히 인수 업체를 물색해 M&A에 골인한 기업에 비해 26% 높은 프리미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냉동 야채 업체인 버즈 아이 푸즈가 대표적인 사례. 바스타 캐피털 파트너스가 지배주주였던 버즈 아이 푸즈는 지난해 10월 IPO를 신청했으나 한달 뒤 블랙스톤이 소유한 피나클 푸즈에 인수됐다. 인수 가격은 13억달러.연구에 참여한 브리검 영 대학의 제임스 브로 재무학 교수는 벤처캐티털이나 사모펀드가 소유하지 않은 기업도 이른바 '양다리' 작전을 취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했다. 그는 "자본시장의 스마트머니는 이미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데 다각도의 전략을 취해 인수 경쟁을 높이는 한편 시장의 관심을 끌수록 인수 가격도 높아지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수 프리미엄은 증시 입성을 앞둔 시점이 가장 높다"고 전했다.아울러 그는 "IPO 신청을 함께 진행하면 M&A만 추진할 때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지만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한 가지 전략을 선택한다면 M&A보다는 IPO가 유리한 카드"라고 조언했다.한편 최근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IPO와 M&A 모두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IPO를 추진중인 상당수의 기업이 가격을 낮추거나 일정을 연기했고, 신용 경색 조짐으로 인해 M&A 역시 위축되는 양상이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M&A는 전분기 대비 3% 감소했다.심슨 대처 앤 바틀렛의 리처트 카페로토 변호사는 "기업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법은 다양하다"며 "M&A 시장이 활황은 아니지만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을 갖춘 기업이라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기회가 많아졌다"고 전했다.공수민 기자 hyunh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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