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그리스가 다음달 구제금융 후 처음으로 40억유로의 국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디폴트 가능성까지 제기된 그리스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복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페트로스 크리스토돌로우 공공부채 관리국장이 “7월 만기되는 3개월, 6개월, 12개월물 국채를 만기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고위 관계자는 “이번 국채 발행은 만기 기간도 짧고 규모도 작다”면서 “대규모 국채 발행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은 7월만기 국채와 1100억유로(1360억달러) 규모의 10월만기 국채의 만기 연장을 승인한 바 있다.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투자자들은 “이번 국채 발행은 도박”이라며 “소규모 국채 발행이 오히려 투자자 신뢰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HSBC의 스티브 메이저 애널리스트는 “수요 창출을 위해 무리하게 고수익률을 책정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면서 “그리스 신뢰도가 약화된 상황에서 조그만한 악재도 위기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국채 발행이 그리스에게 더 나쁜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면 구제금융이 임박한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그러나 그리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국채에서 상당한 수준의 국채 수익률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긴축 재정 등으로 투자자 신뢰를 얻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리스 정부는 연금 개혁과 긴축재정을 통해 그리스 채권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연금 개혁 및 3년간의 긴축을 골자로 하는 재정안은 다음주 국회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그리스 집권 사회당은 연금 개혁안이 EU와 IMF가 요구한 재정건전화 프로그램의 핵심 사항이라며 의회의 승인을 요청하고 있다.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또한 “만약 사회당이 연금 개혁안을 승인하지 않는다면 연금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요청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연금 수령액을 7% 줄이고 연금수령 연령을 남녀 모두 65세로 상향조정했다. 한편 지난주 미국과 유럽 경제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그리스의 신용디폴트스왑(CDS)은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리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0%를 상회하기도 했다.또한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높은 수익률이 책정된 국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었다. RBS의 하핀더 시안 전략가는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국가들이 무리한 국채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결국 투자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 구제금융 자금에 손을 대야 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조해수 기자 chs9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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