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지난해 불황을 경험한 국내 소비자들이 올해 들어서는 빠른 서비스와 합리적인 가격을 중시하면서도 자신을 가꾸는데는 아끼지 않는 소비 성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7일 현대백화점이 주요 상품군의 매출과 자체 유통연구소, 바이어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올 상반기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 트렌드는 'S.M.A.R.T'로 요약됐다.우선 'S'는 빠른 유행을 선도하는 SPA 브랜드와 시간절약 서비스(Speed).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해 빠르게 제작하고 빠르게 유통시키는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유니클로, 갭 등 글로벌 SPA 브랜드를 비롯해 코데즈컴바인, 플라스틱아일랜드, 르샵 등 토종 SPA 브랜드의 매출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전년동기대비 36%나 증가했다. 특히 이들 브랜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최신 유행을 연출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10대 후반부터 4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 고객층을 확보하는데도 성공했다. 시간을 절약하는 서비스와 상품도 인기를 모아 현대백화점의 e수퍼는 직장인 고객들이 몰리면서 지난 1~5월 매출이 45% 증가했다.합리적이면서 알뜰한 소비를 지향하는 고객들에게는 크기, 규모, 양 등을 줄인(Reduction) 틈새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Reduction' 현상이 가장 활발한 상품은 단연 식품. 싱글족 증가와 함께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만 알뜰하게 구입하려는 경향이 강화되면서 소포장 상품이 인기를 끌었고 상품 종류도 큰 폭으로 늘었다.현대백화점의 경우 100g 단위로 살 수 있는 소용량 테이크아웃 식품류의 매출이 올 들어 5월까지 45% 증가했고, 한우나 생선, 야채 등 신선 식재료를 50∼70g 단위로 소분해놓은 소포장 식품 매출도 29% 증가했다.쇼핑 속에서 문화생활을 즐기는 '아트슈머(Art-consumer)'들도 늘었다. 현대백화점이 올 들어 백화점 구매 사은품으로 백화점 상품권과 콘서트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결과 매번 콘서트권이 행사 몇일만에 매진됐고 지난 3월 말 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공연과 5월 말 모스크바 필 하모닉 공연에는 각 1만2000명, 1만500명의 고객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뤘다.40대 남녀 고객들(Mr & Mrs Forty)은 자신을 가꾸는데 지갑을 여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아저씨,아줌마가 아닌 젊은 오빠, 혹은 아가씨처럼 보이려는 40대 소비자들이 캐주얼 의류를 선호하면서 파코라반, 지이크, 솔리드옴므, 타임, 엠비오 등 캐주얼 정장은 전년동기대비 20%, 비즈니스 캐주얼 편집매장 '비즈스퀘어'의 매출은 23% 신장했다. 이와 함께 지난 해까지 일본 관광객들이 국내 백화점을 휩쓸었던 반면, 올해는 중국인 관광객(Tourist)이 그 자리를 차지하며 일본인 대 중국인 매출 비중이 18 대 82에서 65 대 35로 변화했다.특히 중국인들은 일본인에 비해 씀씀이가 커 수천만원 짜리 시계를 구입하기로 결정하는데 5분도 안걸린다는 의미의 '5분대기조' , 귀국선물로 설화수 화장품 세트를 대량구매하는 '세트족' , 강남 지역에서 피부관리를 받고 선글래스와 고가의 기능성 화장품을 구매하는 '붕대족(자외선차단)' 등의 신조어도 낳았다.현대백화점 정지영 마케팅팀장은 " 지난해 불황을 겪은 소비자들이 올해 역시 자신의 가치는 올리고 낭비는 줄이는 합리적인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상품을 편하게 쇼핑할 수 있는 매장 구성 및 서비스 개선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조인경 기자 ik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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