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검토..2000억원 이상 돼야 안정적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효성이 계열사인 진흥기업 살리기에 나선다. 진흥기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이라는 소문이 그것이다.진흥기업은 당초 자구책을 마련해 독자적으로 생존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예상보다 심각한 유동성 위기로 인해 결국 효성에 손을 벌리는 상황이 됐다. 당초 효성은 진흥기업 유상증자에 전혀 뜻이 없었다. 지난 4월 말 열렸던 1/4분기 IR행사에서 윤보영 효성 상무는 애널리스트들에게 "유상증자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공언했었다. 홍보팀에서도 "진흥기업이 지방 아파트 임대사업 등 자구안을 추진할 뿐, 효성의 유상증자는 검토 대상이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하지만 최근에 입장이 바뀌었다. 효성 관계자는 "진흥기업이 (유상증자 요청을) 검토중인데, 원한다면 우리가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4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올 1/4분기에도 161억원의 손실을 이어갔다. 건설경기 침체 여파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한 애널리스트는 "진흥기업 유상증자 소문은 올 3월부터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유상증자 외에 다른 선택 사항은 없어 보인다"고 언급했다.최근 유상증자가 본격적으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건설업체 살생부가 나돈다는 소문이 있다. 이달 10일께 건설업체의 재무상태에 대해 등급을 매겨 옥석을 가린다는 얘기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진흥기업 입장에서는 바로 지금이 생존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한 셈이다.진흥기업의 유상증자 규모는 1400억~16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일년도 못버틸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최소한 2000억원 이상은 돼야 위기 상황이 가라앉는다는 얘기다.한편 조석래 효성 회장을 비롯해 2남과 3남인 조현문 부사장, 조현상 전무는 최근 자사주식을 매입했다. 1/4분기 중공업 부문 적자 등으로 효성 주가가 하락했는데, 지나치게 떨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조석래 회장는 지난달 중순 자사주 4만주를 매입했으며, 조현문 부사장과 조현상 전무 역시 최근 보통주 2만주와 1만1000주를 장내 매수한 바 있다.실제로 효성 주가는 지난 5월 한달간 14.16%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5.76%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하락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회사 관계자는 오너일가의 잇단 지분 매입에 대해 "주가 하락에도 오너가 책임있는 행동을 보인 것"이라면서 "주주들이 주저할 때는 오너가 이렇게 나서는 것도 괜찮다"고 언급했다.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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