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적체로 불가피...'구조조정.채용 동시진행은 모순'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코트라(KOTRA)가 조직 강화 방침에도 불구하고 직원수는 오히려 줄여야 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조직 확대에 따른 인력 배치도 문제지만 직원을 내보내는 방법도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코트라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중국내 KBC(코리아비즈니스센터) 개수를 현재 10개에서 29개로 크게 늘리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조직 개편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 KBC 확대 계획은 현재 관련부처인 지식경제부와 기획재정부의 승인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어 실현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하지만 인원은 조직 확대에 따라 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코트라는 정부의 공기업 구조조정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3년간 총 33명을 줄여야 한다. 현재까지 19명이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해 회사를 떠났다. 앞으로 14명이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 코트라 전체 임직원 수는 약 630명 정도다.이와 관련해 회사 관계자는 "(조직 확대로)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인력을 줄여야 한다는 점은 넌센스"라고 토로했다.코트라는 정기적으로 해외 근무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구직자 뿐 아니라 직원들의 선호도가 높다. 3년마다 한번씩 전세계 여러 나라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자발적인 명예퇴직 신청이 적을 수밖에 없다.이 때문에 여러 인력 감축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코트라는 해마다 인사평가를 실시하는데, 가장 낮은 등급인 'C'등급을 연속 3회 받을 경우 회사에 나올 필요 없이 집에서 근무하도록 했다. 수치심을 느껴 회사를 그만두도록 한 조치다.이외에 결혼 후 출산 휴가를 낸 직원들의 경우 휴직 처리를 통해 정원을 줄이는 방법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구조조정 방침에 앞서 먼저 자진 퇴사 하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은 또 있다. 구조조정과는 별개로 고용 창출 방침에 따라 신입사원은 반드시 뽑아야 한다는 점이다.한쪽에서는 사람을 자르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를 보충할 인력을 채용하는 묘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전체 정원을 줄이기 위해서는 신규 채용 인원 이상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하는 셈이다.이 때문에 코트라 일각에서는 정부의 공기업 구조조정 방침에 다소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용과 구조조정을 동시에 진행하는 상황이 모순이라는 이유에서다.회사 관계자는 "코트라는 무역진흥기관으로서, 전세계 곳곳에 유능한 인재를 파견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면서 "다른 공기업과는 달리 직원을 늘려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게 코트라 취지에 맞을 것"이라고 입장을 피력했다.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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