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효과' 사라진 검단신도시, 무슨 일이?

보상금 3주새 4700억원 풀렸지만 부동산 시장 오히려 하락새...주택공급 과잉·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로 대체 투자 늘어나

검단신도시 조감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보상이 본격화돼 막대한 자금이 시중에 풀리고 있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인근 부동산 시장은 찬바람만 불고 있다. 막대한 보상금 지급이 곧바로 인근 지역 부동산에 투자돼 가격을 올리는 '풍선 효과'가 검단신도시에선 적용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검단신도시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보상금 지급 '순풍'검단신도시 보상금 지급은 지난달 23일 보상금 지급 협의가 시작된 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인천도시개발공사는 18일 현재 금액 기준으로 약 1조원 가량(37%) 가량의 보상금 지급 협의를 마치고 토지 매매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토지주 3500여명 중 980여명이 보상금 규모에 합의해 시행사 측에 토지 소유권을 넘기기로 합의한 것이다. 그중 이미 4700억원이 토지주들에게 채권 및 일부 현금(양도세 분) 형태로 지급됐다. 실질적으로 보상금 지급이 시작된 것에 4월 말인 것을 감안하면 3주만에 엄청난 금액의 보상금이 시중에 풀린 셈이다.

지난 11일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예정지 내 인천도시개발공사 검단보상사무소 앞에 헐값보상 철회를 요구하는 주민대책위의 플랭카드가 걸려 있다. 사진=김봉수기자

▲주변 부동산 시세 오히려 하락하지만 주변 부동산 시세는 싸늘하다. 보상금을 받은 이들이 대체 토지ㆍ주택을 구하거나 투자를 위해 상가 등을 찾기 마련이어서 인근 부동산 가격이 들썩일만 하지만,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는 곳이 많다. 검단 신도시가 위치한 인천 서구의 경우 보상이 시작된 지난 4월 23일 이전까지 아파트 가격이 3.3㎡당 744만원대를 유지하다 보상이 시작된 후 하락해 지난 14일 기준 3.3㎡당 741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검단신도시 예정지 거주민들이 대체 주거지로 선택할 만한 서구 내 각 지역들도 대부분 아파트 가격이 보상금 지급 이후 떨어졌다. 검단신도시와 인접한 원당동의 경우 지난 4월 초 817만원 대에서 지난 14일 현재 799만원으로 대폭 하락했고, 당하동도 820만원대에서 799만원 대로 떨어진 상태다.중앙대 입주가 발표된 불로ㆍ대곡ㆍ마전동 등도 보상금 지급 이전과 이후 아파트 가격이 빠지고 있다. 검단신도시와 다소 거리가 떨어진 대체 주거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검암택지가 위치한 검암동은 지난해 10월 870만원대에서 계속 하락해 현재 863만원대, 연희동은 700만원대에서 675만원대로 떨어졌다. 신현동ㆍ석남동은 각각 910만원대 초반, 660대에서 요지 부동이다. ▲ 송도ㆍ청라 '봄바람' 기대 허물어져검단신도시 보상으로 인해 투자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됐던 청라지구ㆍ송도국제도시 등도 아직까지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청라지구 A부동산 관계자는 "검단신도시 보상으로 봄바람이 불까 기대했지만, 현재 청라지구 입주권 전매 시장은 완전히 얼어붙어 있는 상황"이라며 "대형 평형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어 있고 그나마 인기 있는 중소형은 금융비용 수준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기 하지만 아예 거래가 없다"고 전했다. 송도국제도시 내 C부동산 관계자도 "보상이 시작된 후 별다른 영향을 못 느끼고 있다"며 "송도 내 인구가 많이 몰려 있는 기존 상가에 대해선 문의가 많지만, 거래도 되지 않고 있고 신시가지 상가는 여전히 찬밥"이라고 말했다. ▲주택 공급 과잉ㆍ대체 투자 늘어났기 때문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의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함께 인천ㆍ김포 등 수도권 서북부 지방에 각종 개발 사업이 이어지면서 주택 공급이 충분하게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현재의 시장 상황이 검단신도시 개발로 인한 유동성 공급의 확대로 풀릴 정도가 아니다"며 "특히 검단신도시 주변엔 각종 개발 사업에 따른 주택 공급이 많아 과잉 논란까지 빚어진 만큼 이번 보상금 지급이 호재로 작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부동산 써브 진선미 팀장도 "인천 주변 지역에 주택 공급 자체가 너무 많았다"며 "현재 풀린 보상금 정도로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정도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 보상금이 지급된 사람들의 경우 주로 소액이거나 은행 대출 회수 등에 의해 투자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고, 투자 여력이 있더라도 부동산 경기 침체의 장기화 우려가 높아감에 따라 펀드ㆍ저축 등 대체 수단을 찾아 투자하는 이들이 늘어났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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