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신도시 보상 채권 유치 출혈 경쟁 (종합)

일부 은행, 담보 근저당 설정 해제 조건부로 계열 증권사에 채권 유치 요구해 불공정행위 논란까지...

지난 11일 검단신도시 예정지인 인천 서구 검단지구내 인천도시개발공사 보상 사무소 앞. 보상 규모에 반발하는 주민대책위원회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보상금 지급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채권 유치를 둘러 싼 금융권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11일 인천시ㆍ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3조원 가량으로 예측되는 검단신도시 보상금 채권 지급이 시작된 후 현재까지 25%(매매 계약 체결 금액 기준)의 보상율을 기록 중이다. 총 8000억 원 가량의 보상금에 대한 협의가 끝나 시행사-토지주 간의 토지 매매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이중 약 3500억원 가량은 이미 채권 형태로 토지주에게 지급됐다. LH 검단사업소 관계자는 "처음에는 불만을 표시하는 토지주들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정상적인 속도로 보상금 지급이 진행되고 있다"며 "6개월 안으로 1차적인 보상 작업이 대체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자 금융권의 보상금 채권 유치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들이 계열 증권사들에 대한 측면 지원에 나서자 비은행계열 증권사들이 불공정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토지를 담보로 돈을 빌려 쓴 토지주들에게 보상에 필요한 근저당 설정 해제를 해주는 대신 계열 증권사의 계좌로 보상금 채권을 입금시키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증권 검단사무소 관계자는 "일부 은행들의 이같은 행위는 고객들의 약점을 이용해 채권 유치에 나선 것으로 불공정한 행위"며 "이로 인해 비은행계열 증권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불공정행위 당사자로 지목된 B은행 검단지점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선 아무런 채권 보장 조치없이 무조건 근저당을 해제해 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채권 보장 장치 마련 차원에서 토지주들의 보상채권 입금 계좌를 은행 법인 계좌로 만들도록 요청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검단신도시 보상규모가 3조원에 달하는 만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채권 시장에서 검단신도시 채권 가격이 경기도 고덕신도시 보상 채권 가격의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증권사들은 기존의 채권 수수료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수료를 받는 등 '출혈 경쟁'도 벌이고 있다. 보상사무소 앞에는 토지주들을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 측의 '호객꾼'들도 등장했다. C증권 검단사무소 관계자는 "현재까지 보상금 유치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치고 한 두개 토착 은행이 싹쓸이하는 분위기여서 실망스럽다"며 "경쟁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사무실 유지비ㆍ인건비 정도만 받고 있어 남는 것도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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