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후..의지할 곳이 없다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고은경 기자]'돈 굴릴 데가 없다' 재테크 서적을 뒤져보고 은행을 기웃거려봐도 뾰족한 방법이 없는 이른바 '재테크 공황시대'다. 주식도 부동산도 뭉칫돈에 손짓하지만 불안하기만 하다. 재테크 전문가들이 차려준 밥상에도 선뜻 젓가락이 가지 않는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연 2%대로 떨어졌다.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는 1% 미만으로 사실상 제로(0)금리다. 정기예금 통장만 붙잡고 있다가는 내 돈이 줄줄 샐 판이다. 주가지수가 오르고 있지만 그리스, 포르투갈 등 유럽 일부 국가의 재정부실로 상승 전망은 불확실하다. 저금리 시대 투자처로 각광받던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금융위기 이후 잠깐 유턴한 부동산 경기는 지금 식물인간 상태다. 때문에 시중 유동성은 단기 투자로 몰리고 있다. 은행들의 잇따른 금리 인하로 지난달 저축성 예금 금리(3.27%)도 1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예대 금리차(2.74%포인트)도 6개월 만에 가장 많이 벌어졌다. 그나마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유럽 재정 불량국인 '피그(PIIGSㆍ포르투갈ㆍ아일랜드ㆍ이탈리아ㆍ그리스ㆍ스페인)의 채무불이행 위험 등 불안요인이 남아있어 뭉칫돈을 넣어두기에는 불안하다. 하반기 경제성장 둔화가 예상되고 원ㆍ달러 환율하락,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리스크를 감안한다면 주가상승만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저금리와 주가 불안 속 대안처로 각광받던 부동산 시장도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재개발ㆍ재건축 투자는 물론 수도권 아파트도 매력이 떨어진 상태다.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았던 경매시장에서도 버블세븐 아파트 낙찰가 총액이 1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다. 재테크 컨설팅업체 이진호 레코플러스 대표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사두면 오른다는 과거의 속설이 사라진 지 오래"라며 "상가ㆍ오피스텔 등 안정적 임대소득을 얻을 수 있는 상업용 부동산에 수요가 몰리지만 투자처가 한정돼 있어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갈 곳 없는 돈이 방황한다는 건 통계지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자금 단기화 비율은 19%로 2007년 5월(19.12%) 이후 21개월만에 최고치다. 자금 단기화 비율은 금융권에 풀린 총 유동성(Lfㆍ평잔) 중 현금과 요구불 예금 등 협의통화(M1ㆍ평잔)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2월 계절적 요인(설 명절)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시중자금은 장기간 저금리 기조로 인한 장ㆍ단기 금리차 축소로 투자나 소비로 이어지지 않고 은행권 예금과 같은 단기금융상품에 몰려있는 것을 보여준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대출 규제로 지난 1분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6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10조2000억원의 절반수준으로 줄었다. 단기부동화의 바로미터인 MMF(머니마켓펀드) 설정액은 지난 1월 69조원에서 2월 75조원으로 늘어났고, 지난달에는 82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때문에 전문가들도 3개월이나 6개월 등 단기상품에 가입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고수익을 노린다기 보다는 안정적 유동성 확보 차원이다. 김창수 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 골드클럽 재테크팀장은 "은행도 자금운용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금리가 크게 오를 가능성은 적다"며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하기 보다는 단기적으로 금리가 소폭이라도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장기보다는 단기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김민진 기자 asiakmj@고은경 기자 scoopko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민진 기자 asiakmj@<ⓒ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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