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미소금융 파트너 찾고 싶다'

록펠러 주니어 회장(사진 왼쪽)이 29일 오전 조선호텔에서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록펠러 주니어 회장은 김 회장과 함께 한국의 미소금융과 마이크로 크레딧 비즈니스에 관한 깊이있는 대화를 나눴다.

국내 수혜자 증가세 관심..재방한 약속[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이광호 기자] "한국의 미소금융 전망은 매우 밝습니다. 한국에서 파트너를 찾아 활동하고 싶습니다."한국 방문 마지막 일정으로 29일 아침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만난 스티븐 C. 록펠러 주니어(Steven C. Rockefeller, Jr) 리-에코홀딩스 회장은 한국 미소금융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한국판 마이크로 크레딧(무담보 소액대출) 사업의 모델이 된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Grameen Bank)의 성공사례를 소개하며 한국의 미소금융이 저소득ㆍ저신용층의 삶에 깊숙이 파고들 수 있도록 '한국 서포터'가 되기를 희망했다.  ◇록펠러式 마이크로 크레딧 한국 진출 희망=록펠러 주니어 회장이 이사를 맡았던 그라민은행은 무하마드 유누스가 빈곤퇴치의 일환으로 1983년 법인으로 설립한 곳으로 담보를 제공할 수 없는 빈민들에게 소액대출을 제공했다. 빈곤퇴치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받아 2006년 유누스 총재와 함께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던 곳이다. 방글라데시 치타공대 경제학과 교수였던 무하마드 유누스는 고리대금업자의 횡포에 시달리던 빈민들에게 자신의 돈을 빌려주면서 마이크로 크레딧을 출발시켰고 이를 확대하기 위해 그라민은행 프로젝트를 실험했다. 

록펠러 주니어 회장(사진 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26일 아시아경제신문 사옥을 방문해 임영욱 아시아미디어그룹 회장(사진 왼쪽 첫번째), 권대우 아시아경제신문 회장(사진 오른쪽 첫번째)과 환담하고 있다.

1983년 그라민은행을 법인으로 설립하면서 극빈자들에게 150달러 안팎의 소액을 담보 없이 신용으로만 빌려주는 일을 계속했고 지금까지 600만명 이상이 대출을 받았다. 그 결과 대출 받은 빈민 가운데 58%가 빈곤에서 벗어났다.  록펠러 주니어 회장은 "그라민은행의 대출 이자가 19% 수준인데 대출액이 많다보니 상업적 융자로 성격이 바뀐면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전체 대출의 94% 정도를 사회적 약자인 여성들에게 대출하고 있고 그들이 활동적이고 부지런해 회수가 잘 된다"며 이 같은 주제로 한국을 더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록펠러식(式)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의 한국 진출을 희망하기도 했다. ◇저변 확대 빠른 미소금융=자리를 함께 한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또한 "록페러 주니어 회장이 한국에서 마이크로 크레딧을 이끌어 갈 리딩 컴퍼니가 될 수 있다"며 관심을 표시했다.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기도 한 김 회장은 일찍부터 하나희망재단(2008년 9월 설립)을 설립해 제도권금융을 이용할 수 없는 금융소외계층의 자활과 자립을 도와왔다. 지난해 12월 하나희망재단을 하나미소금융재단으로 확대, 계승해 신용도와 소득이 낮아 금융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계층에게 경제적인 자생 기반을 마련해 주는데 발벗고 나서고 있다. 프랜차이즈창업자금, 창업임차자금, 운영자금, 시설개선자금, 무등록사업자지원자금 등의 상품을 통해 저소득ㆍ저신용층에게 500만∼5000만원의 돈을 싼 이자(연 2.0∼4.5%)로 빌려준다. 정부와 금융기관의 뜻이 모아지면서 국내에서도 지난해 공식 출범한 미소금융이 확대되고 있다. 미소금융은 제도권 금융회사 이용이 곤란한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창업ㆍ운영자금 등 자활자금을 무담보ㆍ무보증으로 지원하는 소액대출사업이다. 공식 출범이후 3개월이라는 짧은 역사를 갖고 있지만 미소금융 지점이 첫 설립된 이후 석달 동안 수혜자는 500여명이 넘는다.  현재 2만명 가량이 미소금융 대출 상담을 신청했다는 점에서 대출 수혜자는 아직 미미하지만 미소금융 시행 이후 한 달간 0.3%에 불과했던 대출 수혜자 비율이 3%대로 높아지는 등 빠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아시아경제신문 초청..숨가쁜 일정=록펠러 주니어 회장은 4박5일 동안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 이외에도 대한상공회의소, 경제계 최고경영자 면담 등을 통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본인만의 철학을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 26일에는 정운찬 국무총리를 예방했다. 중앙대학교에서는 '성공을 위한 도전과 전략'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갖고 이 자리에 모인 300여명의 대학생들에게 진취적인 태도와 글로벌 감각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28일에는 봉은사와 고궁 등을 방문해 한국적인 문화와 전통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한껏 드러냈다. 정락개발이 진행 중인 친환경 골프장 클럽모우 전시장에 들러 사업가로서의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아시아경제신문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록펠러 주니어 회장은 29일 낮 4박5일 간의 공식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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