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지원 방안을 두고 갈등을 겪어왔던 독일과 프랑스가 마침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룸에 따라 새로운 증시 상승 에너지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국내증시를 비롯 글로벌 증시의 걸림돌로 작용하던 것 중 대표적인 것이 그리스 지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이번 합의안 도출은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만 보더라도 새로운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유로존은 국제통화기금(IMF)과 EU의 양자 대출 방식으로 그리스를 지원하자는 데 합의했다. 당초 프랑스는 IMF 개입을 반대하며 유럽의 문제는 유럽 내부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한발 물러서며 독일의 제안을 받아들였다.IMF의 개입 여부에 대한 반발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지만 보다 중요한 부분은 그리스 재정위기가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마저 강등되며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여타 국가로 이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시점에서 적절한 지원방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호재가 될 수 있다.일각에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유로화 약세를 부담요인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유로에 대한 투기거래가 진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럽 문제가 중요한 고비를 넘겼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유럽발 악재가 해소됨에 따라 환율 부담이 사라지고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그리스 위기가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공통문제로 부각되면서 유럽 국가부도 문제에 대한 전세계 공동 대응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독일 입장에서는 EU와 IMF의 공동지원이라는 묘수로 그리스 문제를 통제하면서도 독일 내부적인 재정부담도 덜어내 최선의 해결방안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지난 밤 유럽증시가 일제히 1% 이상 상승한 것 역시 재정적인 부담을 덜어냈다는 데 투자자들이 안도한 부분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부담스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가 IMF의 개입을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고, 유로존 내부에서도 자체적인 해결에 실패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등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다. 그러나 불씨가 살아있다는 불안감이 오히려 미국으로 하여금 출구전략을 지연시키게 만드는 강력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미 연준(Fed)은 오는 3월말 모기지증권(MBS) 매입을 종료키로 한 가운데,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지난 밤 미 의회 증언에 참석한 자리에서 "때가 되면 MBS 가운데 일부를 서서히 매각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이는 지난 2월 '통화긴축이 진행될 때까지 어떠한 증권도 매각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발언이어서 뉴욕증시가 보합권으로 되밀리는 악재로 작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 역시 미국이 출구전략을 구사하기 이전에 보다 강한 주가 상승 및 경기동력을 원하고 있고, 반복적으로 터져나오는 악재들이 출구전략 구사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약해진 투심 탓에 일련의 이슈들이 악재로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추가 상승 원동력이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인 것이다.김지은 기자 jekim@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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