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환율 1140원선 힘겨루기가 만만치 않아졌다. 원·달러 환율은 닷새째 내리막을 나타내고 있다. 당국이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롱스탑을 시도하는 시장참가자들도 적지 않아 하락압력이 강해졌다. 그러나 환율은 좁은 레인지에서 수급이 주춤하면서 사흘째 1140원 공방만 이어가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환율이 1140원선에서 당국 스무딩오퍼레이션에 막히고 있지만 추가 하락 모멘텀이 나올 경우 전저점 하향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월11일 장중 1117.5원까지 하락한 바 있다. 1140원선이 한차례 깨졌던 레벨인데 외환당국이 강한 스무딩오퍼레이션 의지를 드러내는 배경은 무엇일까. 외환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이 왜 굳이 1150원선부터 개입에 나섰냐는 부분에 주목해 봐야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단 최근 하락세는 연초 하락세와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지난 1월 초에는 역외 투자자들이 올해초 우리나라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면서 묻지마 매도세를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다소 조심스러워졌다. 중국 긴축과 유로존 재정적자 우려감, 미국 재할인율 인상 등 굵직한 대외재료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환율을 한 방향으로 밀기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리스 재정적자 우려감이 해결국면을 찾으면서 위험회피 심리는 누그러졌으나 하락에 대한 시장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제한되고 있다. 따라서 당국이 환율 하락 속도 조절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크게 무리가 없는 측면도 있다. 아울러 2월 외환보유액마저 줄어들고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당국의 개입 명분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들어 눈에 띄고 있는 네이키드 채권자금도 환율 공급 사이드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국채 매수에 나서면서 헤지 없이 들어오는 채권자금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정성민 유진투자선물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통안채 매수에 주력하던 외국인들이 최근 국고채 5년물 지표물 위주로 조금씩 사고 있다"며 "WGBI편입 기대감도 있겠지만 유럽 국채 쪽 자금들이 최근 이머징 마켓 쪽으로 분산되면서 2월부터 외국인 채권 매수 자금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차에 대한 재정거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큰 우리나라 시장의 특성도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 요인으로 지적됐다. 정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의 또 다른 이유로 원달러 환율 현물과 선물의 이론가 왜곡을 활용한 재정거래 메리트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원달러 스왑금리보다 시장의 채권금리가 더 높아 원화를 조달하고 채권을 매입하더라도 금리차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주식순매수 자금도 의식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지난 1월이후 현재까지 1조296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최근에도 나흘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외국인 채권 및 주식자금 유입이나 견조한 국내증시, 양호한 펀더멘털로 봤을 때 당국이 환율 하락압력을 더욱 의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아예 1150원선부터 경계감을 강하게 심어줌으로써 하락 속도를 늦추는 편이 현명했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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