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인도 출점 '그림의 떡'

출점기업 문화적 차이로 어려움 겪고..출점 진행중인 기업도 시기 '저울질'

[아시아경제 이영규 기자]인도는 11억6000만명의 인구에 바잉파워(구매력) 세계 4위를 자랑한다. 이에 글로벌 업체들의 진출이 속속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유통업체들에겐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이미 출점한 유통업체들은 시장 확대에 애를 먹고 있고, 그간 인도 출점을 검토해 온 업체들은 진출 시기를 또 다시 늦추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 이유로 한ㆍ인도간 문화적 차이와 정치적 불안을 꼽는다. 다만 인도의 성장 잠재력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 지역 진출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출점기업, 문화적 차이로 어려움=지난 2008년 국내 홈쇼핑 업체중 최초로 인도에 진출한 GS샵은 출점 초기 문화적 차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GS샵이 인도에서 홈쇼핑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철저한 부계사회 전통. GS샵 관계자는 22일 "인도에서는 아내가 홈쇼핑에서 물건을 구매하려면 남편과 꼭 상의한 뒤에나 결정짓기 때문에 물건을 파는데 애를 먹었다"며 "특히 결제도 남편이 직접 해야 한다"고 전했다. 심지어 낮에 택배 기사가 물건을 배송하기 위해 가정을 방문할 경우 여성들만 집에 있으면 아예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것. 이러다보니 택배업체 직원들이 물건을 전달하지 못해 발을 동동구르는 등 허탕을 치기 일쑤였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GS샵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이 같은 초창기의 어려움은 줄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GS샵은 내년 상반기쯤 손익분기점을 넘어 인도지역에서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황 지켜보겠다"…롯데쇼핑 등 출점 연기=몇년 전부터 인도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며 사무소까지 개설한 롯데쇼핑(롯데백화점ㆍ롯데마트)은 최근 이 지역 출점을 당분간 하지 않기로 했다. 이철우 롯데쇼핑 대표는 "인도의 정치적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좀 더 두고 보자는 입장"이라며 "당분간 (이 지역에 대한) 출점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 3위의 롯데홈쇼핑 역시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되, 인도 출점은 '관망한다'는 입장이다.  신헌 롯데홈쇼핑 대표는 지난 18일 온라인쇼핑협회 정기총회에서 "당분간은 인도시장에 대한 진출할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지난해 인도지역 출점을 추진해 온 CJ오쇼핑 역시 현지의 정치적 불안 등을 이유로 출점이 연기된 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도의 경우 지난해 소매유통시장 규모가 4500억 달러에 달하고, 2020년쯤에는 세계3위의 소매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 지역 출점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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