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 기업가정신 계승돼야'

호암 탄생 100년 '한국경제 성장' 심포지엄"이병철 회장 경영이념 독창적·세계적 모델"[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김혜원 기자] 한국 경제의 성장에는 선대 기업가들의 기업가 정신이 큰 역할을 담당했으며 기업집단 또한 국가 경제에 큰 역할을 수행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유럽 경영사학의 관점에서도 삼성을 창업한 호암 이병철 회장의 경영이념은 독창적이며 세계적인 모델이라는 분석이 제시됐다.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학회, 삼성경제연구소는 호암 이병철 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10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국경제 성장과 기업가 정신'이라는 주제로 국제 학술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개회사에서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해 선진 경제로 나아가려면 선대 기업인들의 기업가 정신을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남상구 한국경영학회 회장(고려대)은 기조연설을 통해 "오늘날 기업 경영의 지나친 보수화로 기업가 정신이 퇴조하고 있는 현상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호암재단의 이현재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호암이 이룩한 지난 100년에는 우리의 미래가 담겨있다"며 "오늘날 호암의 사상과 철학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세계와 미래에 속한 것"이라고 언급했다.이번 심포지엄에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타룬 칸나(Tarun Khanna) 교수를 비롯해 프랑스 소르본느대학(파리제4대학)의 랑리 박 바흐조 박사와 도미닉 바흐조 교수, 일본 게이오대학의 야나기마치 이사오 교수 등 해외 석학들이 발표자로 참여했으며 국내에서는 연세대 경영대학의 장진호 교수, 서울대 경영대학의 송재용 교수가 발표를 담당했다.첫 번째 세션에서 타룬 칸나 교수는 기업 활동을 결정짓는 제도적 환경요인과 기업집단(재벌)의 역할을 설명했다. 타룬 교수는 "한국의 기업집단은 경기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변함없이 새로운 회사를 창업, 잠재적으로 국가 경제에 도움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또 카룬 교수는 "기업집단의 부정적 측면만을 강조하며 긍정적 역할을 외면하는 것은 마치 방 안에 큰 코끼리가 있는데도 이를 모르는 척 하는 것과 같다"면서 "한국 재벌을 포함한 전 세계 기업집단에 대해 문제점만을 지적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들이 경제활동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순기능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두 번째 세션에서 장진호 연세대 교수는 한국 경영사에서 호암의 위치에 대해 강연했다. 장 교수는 "호암은 국내 최초로 공개경쟁시험 채용제도, 비서실, 사업부제 등을 도입하는 등 사업보국, 인재제일, 합리추구라는 경영이념을 제도의 틀에 담아 삼성이라는 거대한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독특한 경영체제를 구축했다"며 "시대의 변화에 맞춰 경제발전단계와 삼성의 역량을 고려해 사업을 전개한 호암의 사업전개과정은 곧 한국경제와 산업구조 전환의 역사"라고 평가했다.랑리 박 바흐조 소르본느대 극동연구센터 연구원과 도미닉 바흐조 소르본느대 역사학 대학원장은 '유럽 경영사학의 관점에서 본 호암의 경영이념'이라는 주제를 통해 호암의 경영시스템을 집중 조명했다.호암은 한국의 신(新)유교주의와 일본식 경영시스템, 독일식 생산방식 그리고 미국식의 관리방식을 종합해 독창적인 기업모델을 창조 리더십 해 삼성을 다른 기업과 차별화시키는 독창성을 보였으며 한국 대기업의 상징이자 표본이 됐다는 설명이다.야나기마치 이사오 게이오대 교수는 호암의 인재경영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줬다. 야나기마치 교수는 "'인재제일'의 경영이념 아래 인재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인재확보를 적극적으로 추진, 오늘날 삼성이 '삼성사관학교'로 불릴 정도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문화로 정착시켰다"고 말했다.끝으로 송재용 서울대 교수는 "21세기 한국의 기업가 정신이 구현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한국기업은 상충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패러독스 경영을 수행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무형자산과 핵심인재를 기반으로 글로벌 네트워크 상에서의 경쟁우위를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한편 최우석 전 삼성경제연구소 부회장은 첫 번째 세션 후 '호암의 추억: 곁에서 본 호암 이병철 회장'이라는 주제의 런천 특강을 통해 본인이 지켜봤던 호암의 생전 모습을 들려주기도 했다.황상욱 기자 ooc@asiae.co.kr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