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판매관리비 8년만 첫 감소..임금도 줄어

직원 총급여액 2년 연속 줄어들고 퇴직급여지출 늘어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은행들의 판매관리비가 2001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2001년은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한 영향 등으로 은행들의 판매관리비(판관비)가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당국이 관련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1999년 이후 사실상 10년만에 처음이며 특히 직원급여 총액은 2년 연속 줄어들었다.  2008년 9월 리먼사태 이 후 불어 닥친 금융위기로 인해 작년에 은행들이 판관비에 포함되는 급여와 복리후생비 등에 있어서 비용을 크게 줄이는 긴축경영에 돌입한 결과로 분석된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8개 국내은행의 총 판관비(잠정)는 17조7000억원으로 전년(18조2000억원)대비 2.7% 줄었다.  국내은행의 판관비가 줄어들기는 지난 2001년(9조345억원→8조8867억원) 이후 8년만에 처음이다. 판관비는 금융감독원 관련 통계를 시작한 1999년 8조2981억원에서 2000년 9조를 돌파한 후 2001년에는 국민과 주택은행의 합병 등 영향으로 8조8000억원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후 2002년 10조원 돌파, 2006년 15조원대, 2007년 17조원대, 그리고 다음해에는 18조원대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다 금융위기 충격으로 2009년 17조원대로 회귀,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금감원은 아직 판관비의 구체 항목인 급여와 복리후생비, 기타비용 등 따로 집계하지 않았지만 복리후생비와 급여 등에서 큰 폭의 비용축소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3ㆍ4분기까지 국내은행의 급여지출은 전년 동기대비 4.3% 감소한 5조5230억원을 기록하며 2008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반면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퇴직자가 늘어나며 퇴직급여는 3ㆍ4분기까지 7788억11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76억원, 17.6%나 급증했다. 특히 작년 말 신한은행을 비롯해 은행들이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 연간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치인 2007년의 8678억원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작년 3ㆍ4분기까지 은행들이 복리후생비로 쓴 비용도 1조4585억73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00억원 가량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작년 시중은행들이 '마른 수건 짜내듯' 비용절감에 나섰기 때문이다. 우선 작년 4ㆍ4분기 들어 본격화된 연차휴일 50% 의무사용으로 인해 관련 비용 지출이 줄었고 각 지점에 할당하던 업무추진비도 30% 가량 깍았다. 일부 은행들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사원복지기금의 50%를 인턴사원 채용 재원 등으로 내놨고 광고선전비 역시 전년대비 최고 50% 가량 줄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일단 모든 비용지출에서 은행들이 '짠돌이'가 됐고 이로 인해 고정비용적 성격이 강한 판관비 마저도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은행들이 자산확대보다는 실속성장을 꾀하고 있어 판관비 크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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