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업금융 양날개로 균형성장

<금융공기업에 배운다> IBK기업은행

[아시아경제 박수익 기자] 공공기관 자율경영제 통해 경쟁력 확보 초석수신강화로 연내 개인고객 1000만명 목표이자이익보다 장기 고객기반 확대 중점 은행 문턱이 여전히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기업은행 본점에 들러보길 권한다. 정문을 열고 들어가면 오른쪽에 있는 커피숍에서는 직원은 물론 인근 주민·고객들이 여느 카페처럼 자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는 광경에서 우선 한번 놀란다. 로비 중앙에는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설치한 출입문이 없는 개방형 영업점포가 있다. 기업은행 고객이 아니라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왼쪽 한켠에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있는 제품을 진열해놓은 상설전시장과 우수 중소기업인을 기리는 '명예의 전당'이 있어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기업은행이 작년 상반기에 리모델링한 본점 1층은 영업과 휴게공간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은 "21세기형 은행 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작년 봄 공사를 했다"며 "직원들의 자신감 향상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금융에 특화된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변화가 금융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산규모 등 '덩치'면에서는 여전히 국내 선두권 시중은행과 격차가 있지만 은행 경영문화 측면에서는 사실상 '리딩뱅크' 역할을 하고 있다. 파격적인 점포환경 개선 외에도 올해 은행권에서 경쟁적으로 단행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도 대표적이다. 기업은행이 국내은행 중 가장 먼저 주택대출 금리를 낮추면서 시중은행들의 동참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작년 금융위기때 중소기업 금융지원에 주력했던 기업은행은 올해 기존 기업금융과 함께 개인금융도 강화, '양날개'를 통한 균형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공공기관 자율경영제로 경쟁력 확보= 기업은행은 작년말 기획재정부가 선정한 '경영자율권 확대 시범 공공기관'에 국책은행 중 유일하게 선정됐다. 그동안 금융공기업으로서 인원·예산 등에서 정부의 규제를 받아왔던 기업은행은 이번 조치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대표적으로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에 따라 인력감축을 해야하는 다른 금융공기업과 달리 전체 정원의 10% 범위내에서 인력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기업은행의 임직원은 현재 약 1만명(비정규직 포함), 점포수는 584개로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임직원 2만9000명, 점포수 1200여개)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미친다. 하지만 '당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성과를 내지 못하면 1년 뒤에 경영자율 시범기관 자격이 박탈당하고, 성과급 삭감·기관장 자진 사퇴 등 채찍도 뒤따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경영자율제는 정부와 주주, 직원들에게 최대의 가치를 줄 수 있는 미래 모습을 고민하는데 긍정적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며 "단지 올 한해의 경영자율권 확보 차원이 아니라 장기적 밑그림을 그린다는 차원에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2010년 개인고객 천만명 목표= 기업은행은 올해 개인·기업금융 균형성장을 위해 개인고객 1000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신기반을 강화해 시중은행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시중은행들에 대한 예대율(예금대비 대출비중) 규제가 시행되는데, 국책은행은 기업은행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예대율 관리를 위해 은행권의 수신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은행 역시 창구조달 역량에 집중키로 했다. 이를 위해 영업전문 컨설턴트가 일선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영업전략을 제시하고 세일즈 교육을 실시하는 '개인영업 컨설팅'도 올해 대폭 확대키로 했다.또 자율권 시범기관 지정에 따라 올해 안에 지점 40개를 신설, 부족한 영업망을 확충키로 했다. 신설점포 가운데 15개 정도는 프라이빗뱅킹(PB)지점 또는 까페식 신개념 점포인 'IBK월드' 등으로 구성해 개인금융에 특화할 예정이다. 이용자가 많은 대형마트내 점포를 신설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선택과 집중'형 해외진출= 기업은행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하는 또다른 역점사업은 중국ㆍ동남아 중심의 '선택과 집중'형 해외진출이다. 국내외 금융환경이 안정돼 해외시장 진출여건은 좋아졌지만, 아직 자산버블 등 불안요소들이 있어 전략적 요충지 중심으로 진출하겠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국내기업 진출이 많고 잠재력이 있는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위주로 해외진출 계획을 마련했다. 우선 중국의 경우 현재 6개인 점포망을 올해 안에 10개까지 늘리고, 베트남 호치민에 있는 사무소도 영업점으로 전환해 사업기반을 다지기로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도 국내기업의 진출규모와 현지 금융시장의 잠재력을 감안할때 유망한 지역이라는 인식하에 진출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설명했다.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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