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원·달러 환율이 미국발 한파에 급등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금융규제 개혁안이 증시급락, 채권 강세와 더불어 엔·원 숏커버가 유발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올초부터 하락한 부분을 대거 만회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역외투자자들이 엔화를 팔고 원화를 사들이면서 약 40억불 정도 올초 매도했던 것을 상당부분 숏커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중변동폭도 커졌다. 이날 환율은 1155.0원에 고점을, 1143.7원에 저점을 찍어 11.3원이나 차이가 벌어졌다.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3.9원 급등한 1151.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1150원에 갭업 개장한 후 중공업 및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유입됐음에도 역내외 롱플레이 및 해외펀드관련 투신권 매수가 강하게 나오면서 1150원대에 안착했다.장막판에는 주식자금도 일부 유입됐다. 특히 연초부터 엔원 숏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이 오바마 재료로 인한 엔화 강세에 일제히 숏커버에 나서면서 원화 매도, 달러 매수가 집중됐다. 그동안 엔화를 팔고, 원화를 사들이던 투자자들이 반대로 포지션 정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즉 달러·엔 매수, 원·달러 매도에서 달러·엔 매도, 원·달러 매수로 바뀐 것.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역외 숏커버 유입으로 급등하면서 오랫만에 큰 변동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그간의 하락폭을 대부분 되돌린 만큼 위쪽으로 상승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주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에 안착할지가 환율 방향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한국전력의 외화부채 환헤지가 다음주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이날 핵심 포인트는 엔화 강세를 반영한 역외의 크로스 셀링이었다"며 "다만 1150원대에서 수출업체가 계속 네고물량을 내놓은데다 글로벌달러 강세도 제한적으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는 "롱플레이에 나선다 하더라도 네고물량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만큼 위쪽으로 1160원까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환딜러는 "그간 급등한 만큼 자신있게 한방향을 고집하기 어려운 레벨"이라며 "역외도 공적적으로 매도를 뒤집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아 당분간 1150원대 안착 여부를 주목해야 할 듯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기획재정부 주재로 열린 '외환동향점검회의'에서는 외환시장과 외화자금시장, 그리고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 국제수지, 외채 등의 외환 관련 동향을 종합 점검했다. 외환 당국은 이날 회의에서 올해 외환 감독이 강화되는 만큼 이에 대한 은행과 기업들의 협조를 당부했으며, 은행과 기업은 경영 효율화를 위한 원·달러 환율 안정 노력을 당국에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날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친 거래량은 97억9750만달러로 집계됐다. 기준율은 1150.10원.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37.66포인트 하락한 1684.35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4308억원 순매도를 나타내 올들어 가장 많은 규모의 팔자세를 나타냈다. 2월만기 달러선물은 13.20원 오른 11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등록외국인이 무려 2만9160계약, 투신권이 7339계약 순매수한 반면 증권이 1만1716계약, 은행이 1만1742계약 순매도했다. 오후 3시42분 현재 달러·엔은 90.20엔으로 하락하고 있고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1274.0원으로 상승하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1.4130달러로 상승하고 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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