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DNA]기간산업 투자 국가경제 일군 '삼성정신'

[아시아경제 우경희 기자]

1978년 사업추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는 호암 이병철 회장.

국가 기간산업에 투자,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호암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의 의지는 제조업 부문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에 오른 삼성의 현재 위상에 잘 녹아있다. 특히 전후 폐허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삼성의 의지는 이후 글로벌 강자들이 점유하고 있는 시장에 겁없이 뛰어드는데도 핵심적인 동력이 됐다. 삼성전자는 일본과 유럽 브랜드들이 선점하고 있는 TV 시장에 지난 1990년대 초반,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지시로 당시로는 새로운 패러다임인 디지털 TV로 도전장을 낸다. 20여년 가까이 시행착오와 도전의 연속이었다. 프로젝션 TV와 초창기 디지털 TV는 글로벌 시장에서 소니의 컬러TV에 눌렸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시대였다. 그러나 삼성의 도전은 결국 디지털 TV 시대의 대중화와 함께 꽃을 피웠다. 평판TV가 일반화되면서 LCD, PDP TV가 TV 시장의 주력품목으로 떠올랐으며 미리 준비한 삼성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이후에는 시장 개념의 전환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LCD TV 이후 시장의 메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LED TV 시장까지 선점하며 TV 시장의 장기집권체제에 돌입했다. 반도체 시장의 위기극복에도 삼성의 도전정신이 빛을 발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메모리반도체 경쟁사들이 연이어 감산을 결의하는 가운데 적극적인 설비 투자를 단행, 위기 후 찾아온 호황의 효과를 더욱 극대화시키고 있다. 이 또한 도전의 연속인 삼성 반도체사(史)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대목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로 끝났지만 자동차 사업에 도전했던 것 역시 삼성의 도전정신을 잘 보여준다. 특히 당시 성장의 기반으로 필수적인 내수시장을 현대차가 사실상 과점하면서 성공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던 가운데서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SM5 등을 히트시키며 시장에 일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비록 자동차 사업은 이후 수익성이 악화, 철수하며 '바퀴달린 것은 안만든다'는 삼성 내 불문율이 생기는 계기가 됐지만 호암의 개척정신과 도전정신은 숱한 신규사업과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이어지면서 현재 세종시를 중심으로 구체화되고 있는 신성장동력 개발의 토대가 됐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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