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 원·달러 환율 1100원선이 중요한 분수령으로 주목받고 있다. 무역흑자폭 축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1100원선 밑으로 환율이 떨어질 경우 수출기업의 수익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지는 만큼 당국 개입 경계감이 막강하다.아울러 1100원선은 일부 외은지점이 예상했던 타겟 레벨인 1050원을 바라보는 마지노선이기도 하다. 세자릿수 환율까지는 아직까지 이르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는 점도 심리적 요인에 따른 1100원선 지지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1100원선으로 근접할 수록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다. 단기 급락으로 과도하게 쏠렸던 시장의 숏포지션과 당국 개입 경계감에 새로운 환율 지지요인을 찾는 양상이다. 역외투자자들은 이번주 들어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과 중국의 달러 바닥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간의 숏플레이에 대한 차익실현 움직임을 나타냈고, 연이어 불거진 중국 지준율 인상이라는 재료 역시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을 떠받치고 있다. ◆
1100원선, 연말 타겟 레벨 근접일단 1100원선은 국내 은행권은 물론 외은지점들이 제시한 1000원대 중반 환율을 바라보는 마지노선으로 인식되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한 만큼 현 수준에서 지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ING는 지난 11일 보고서에서 원화가 올들어 지난해 연말 달러대비 4% 가량 절상되면서 연말 타겟 레벨인 1100원선에 근접했다고 분석했다. ING는 원화의 빠른 절상 속도를 주목했지만 약간의 조정을 했을 뿐 전반적인 환율 전망을 유지했다. 달러·엔이 3개월 후 95엔대 위로 상승할 경우 원·달러 환율을 지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ING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 1개월 1140원, 3개월 1130원, 6개월 1120원, 1년 1100원으로 점진적인 하락을 전망했다. 이와 함께 달러·엔은 1개월 88.0엔, 3개월 92.0엔, 6개월 98.0엔, 1년 110.0엔을 제시해 점차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
환율 1100원선 무너지면 무역흑자 장담 못해당국이 지난 연말까지 사수했던 1150원선이 무너진 후 새로운 지지선이 된 1100원선 밑으로 환율이 떨어질 경우 무역흑자는 물론 수출기업의 이익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성노, 김수영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주식시장에서 IT, 자동차업종에 대한 비중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환율 1100원선 밑에서는 무역흑자 기조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환율 하락이 무역수지 흑자기조 유지라는 외환수급 요인뿐만 아니라, 종목별 포트폴리오 변경 여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2005년~2007년 원·달러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중국경제 급팽창과 조선수주 증가 등이 무역수지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2008년 하반기 이후 조선수주 감소 등을 감안하면 원·달러환율 1100원 이하에서는 무역수지 흑자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환율 1100원 붕괴가 당장 무역수지 적자전환으로 이어지지 않겠지만 올해 들어서면서 국제유가가 80달러 이상까지 상승한 것만으로도 상품수지 흑자가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율 1100원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로 수출기업 이익이 달려있다는 점도 주목됐다. 지난 2000년 원달러환율 1100원 지지 이후 상승국면에서 한국 IT, 자동차업종의 12개월 포워드 EPS는 전반적으로 상승추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원·달러환율 1100원이 붕괴된 2004년 4분기 이후 IT, 자동차업종의 12개월 포워드 EPS는 하락 추세로 진입했다. 김애널리스트는 "지난 2005년 이후 2007년까지 상장기업 순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점과 비교하면, 환율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글로벌 달러가 예상되는 만큼 원·달러 환율 1100원선이 지지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어 IT, 자동차업종에 대한 급격한 비중축소 전략은 유보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는 유리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다만 환율 1100원선 이하에서는 이익 전망이 훼손될 수 있어 포트폴리오 교체를 서둘러야 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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