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현진 기자]"내년 말 순수 전기차 시보레 볼트를 1만1000대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2012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 연간 6만대 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GM에서 글로벌 제품 개발 및 디자인 고문을 맡고 있는 밥 루츠 부회장(78)이 2010 북미 국제 오토쇼가 열리고 있는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 센터에서 1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시보레 볼트는 자동차 업계의 미래를 제시해주는 차"라며 이 같이 말했다. 볼트는 GM에서 개발하고 있는 순수 전기차로 전기의 힘만으로 60km를 주행할 수 있다. 또 전기가 소진된 후 발전기를 가동시키는 엔진이 작동해 300km를 추가 운행할 수 있다. 일반적인 전기차와 달리 배터리를 충전해주는 엔진이 탑재돼 있어 더 실용적이다. GM은 오는 11월 볼트를 100대 시험 생산한 후 일부 국가에서 시험 운행할 계획이다.루츠 부회장은 "지금으로서는 제조원가가 높아 판매가격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볼트가 1세대 기술인 점을 감안하면 계속 개선 단계를 거쳐 비용이 내려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잇을 것"이라고 말했다.또 "현재 LG화학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호평한 후 "중요한 부품의 경우 여러 거래선을 둔다는 GM의 구매 정책상 향후 2차, 3차 공급업체를 모색할 수 있겠지만 당분간 LG화학을 단일 공급업체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GM은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개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현재 GM은 GMC 유콘, 시보레 실버라도 등 대형SUV와 픽업트럭에 듀얼모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루츠 부회장은 "GM의 듀얼모드 하이브리드 기술은 도요타보다 더 뛰어나다"면서 "향후 준중형, 중형급은 물론 전륜과 후륜 구동에도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해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하지만 그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비롯한 친환경 차량이 상용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루츠 부회장은 "언론 보도를 보면 소비자의 99%가 친환경차를 구매할 것 같지만 실제 딜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전체 소비자의 단 5%만이 하이브리드 차를 구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전기차 보급이 확산되겠지만 모든 미래 기술이 그렇듯 상용화되기에는 20~25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루츠 부회장은 뉴GM에 있어 GM대우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보레 스파크(한국명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크루즈(라세티 프리미어), 아베오 등 GM대우에서 보유한 아키텍처는 GM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 일례로 GM대우에서 자체 개발한 아베오는 GM의 유럽 브랜드 오펠에서 생산할 신형 코르사의 기본 틀이 될 예정이다. 루츠 부회장은 또 현대·기아자동차에 대해서도 "예전 디자인 면에서 제기됐던 문제들을 시정하고 좋은 차를 많이 출시하고 있다"면서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매우 강력한 경쟁자(serious competitor)"라고 평가했다.※밥 루츠 GM대우 부회장1932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난 루츠 부회장은 1963년 GM에 입사한 이후 47년간 자동차 업계에서 몸 담고 있다. 그는 GM뿐 아니라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와 BMW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동차 업계의 산 증인'이다. 지난해 12월 GM 부회장으로서 글로벌 제품 개발 및 디자인 고문으로 선임됐으며 주요 저서로는 '크라이슬러를 세계적으로 강력한 회사로 만든 7가지 경영법칙(1998)'이 있다.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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