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국가 가운데 한국의 정치적 안정도 1위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지난 해 전세계 각국 정부는 2008년 시작된 금융위기로부터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천문학적 경기부양책과 유동성공급으로 죽어가는 경제에 숨을 불어넣는데 모든 힘을 쏟았다. 세계의 시선이 경제 분야에 집중돼 있는 동안, 다행이도 지정학적 분란은 평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북한의 도발은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고, 우려했던 이란과의 갈등도 없었다. 크고 작은 테러 위협들은 이어졌지만, 9.11과 같은 메가톤급 충격을 줬던 테러 사건도 비껴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경제가 안정을 되찾는 대신 정치적인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고 유라시아 그룹의 이안 블레머 회장이 4일(현지시간) 경고했다. 그는 유라시아 그룹의 데이비드 고든 이사와 공동으로 FP(Foreign Policy)에 기고한 글을 통해 2010년 예상되는 가장 큰 정치적 리스크는 ‘미국 대 중국’으로 대표되는 선진국과 이머징 국가 사이의 갈등이라고 주장했다.블레머 회장은 "미국의 실업률을 의미하는 10과 중국의 성장률을 뜻하는 10이 합쳐져서 20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 동안 양국 지도자들이 관계를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엄청난 노력을 해왔지만 올해부터는 갈등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 위험 요소로 이란의 핵 위협을 꼽았다. 이란의 내부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국제적 제재 압력이 거세지면서 이란 정부를 자극, 갈등이 촉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블레머 회장은 선진국 내 정치적 리스크도 우려할만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정부를 위협하는 눈덩이 재정적자, 미국 금융개혁으로 인한 갈등, 일본 정치 개혁으로 인한 타격 등이 원인이다. 이머징 국가에서는 다가올 브라질의 선거, 동유럽 내 높은 실업률 등이 정치적 분란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편, 유라시아그룹은 올해 1월의 정치위험도 평가에서 한국을 이머징 국가들 가운데 가장 정치 안정도가 높은 나라고 평가했다. 정부와 사회·국가안전·경제 등 4개 분야로 나눠 정치적 충격 흡수 능력을 가늠하는 이번 평가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 77점을 기록, 폴란드(76), 브라질(68), 남아공(67), 러시아(63), 중국(62)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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