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드레싱 시작..큰 기대는 금물'

수급의 힘만으로 증시 끌어올리기는 한계 있어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기관의 윈도드레싱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윈도드레싱이란 연말 결산기를 앞두고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종목의 종가 관리에 나서는 현상을 의미하는데, 좀처럼 매수세를 보이지 않던 기관이 '사자'를 주도하면서 지수를 강하게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24일 오전 10시45분 현재 기관은 1300억원 가량의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를 제외할 경우 기관의 실질적인 매수세는 300억원 가량에 불과하지만, 지속되는 펀드환매 압력으로 늘상 매도를 고집하던 기관의 태도를 감안하면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기관은 매수여력이 바닥권에 놓여있는 만큼 IT나 자동차, 철강 등 모멘텀이 살아있는 대형주에 집중하고 있고, 여기에 장 초반 매도세를 보이던 외국인까지 '사자'에 동참하면서 지수의 상승탄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연초에는 '1월 효과' 혹은 '연초효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증시가 통상 강세를 보이는 만큼 이날 기관이 윈도드레싱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지수가 상당기간 상승세를 지속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연말까지 기관이 꾸준히 매수에 나서고, 1월 효과가 더해진다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지나친 기대감은 오히려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수급적으로 본다면 연말과 연초 이후의 증시 상황은 긍정적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지수를 선행하는 것은 경기모멘텀이지, 수급 측면이 아니라는 점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수급은 지수를 후행하는 요소인데, 경기가 좋아지면서 지수가 오르면 외국인이 매수에 나서는 등 수급이 따라오는 것"이라며 "경기모멘텀 고점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수급의 힘만으로는 증시가 추가 상승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빠르면 12월, 늦어도 1월말까지는 고점이 도래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미 증시나 중국증시 역시 경제지표의 혼조세 및 통화긴축 우려 등으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만큼 이것들과 맞물리면서 추가 상승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 수급의 힘도 마냥 기대감을 갖기에는 무리가 있다. 국내증시는 외국인에 대한 의존도가 유난히 높은 편인데,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속될 지 여부도 의문이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지속적인 매수에 나서면서 비중을 늘려놓은 상황인데, 내년에도 올해만큼 공격적인 매수가 가능하겠냐는 것. 여기에 지수가 오를수록 펀드 환매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탄력있는 상승세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코스피 지수는 1680선까지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9.68포인트(1.18%) 오른 1681.03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이 2600억원의 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70억원, 1500억원의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수세는 2600억원 가량 유입중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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