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수익 기자, 최대열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이례적으로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를 복수로 선정한 이유는 가격협상력에서 우선권을 갖고, 유찰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그간 M&A딜에서는 단수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이 일반적 관례였지만, 복수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향후 본계약 체결때까지 양측 인수후보간 가격경쟁을 유도하는 동시에 딜 성사 가능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금호아시아나그룹은 23일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에 자베즈(Jabez) 파트너스 컨소시엄과 티알아메리카(TR America) 컨소시엄을 공동 선정했다고 발표했다.업계에서는 다음달 15일 예정된 채권단의 대우건설 풋백옵션 행사시기 등을 감안할 때 단수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경우 가격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고, 유찰시 인수작업을 다시 추진해야하는 부담이 있다는 점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는 분석이다.대우건설 인수전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복수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은 드문 경우"라며 "그러나 시간이 촉박한 금호그룹과 채권단 입장에서는 딜 성사 가능성을 높이고, 가격 경쟁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상이 파기된 이후 예비협상대상자와 추가 협상에 돌입하는 기존 딜과 달리, 복수의 우선협상자가 동시에 정밀실사를 진행한 후 거래조건에 따라 한 곳이 최종 인수자로 낙점받게 된다.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의 가장 큰 핵심이었던 대우건설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하면서, 오랜 기간 금호의 발목을 잡아온 유동성 위기 문제가 큰 고비를 넘기게 될 전망이다.금호 렌터카 등 현재 추진중인 계열사 및 자산 매각건 역시 올해 안에 주인이 결정될 것으로 보여 당초 예상보다 금호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중인 매각건은 대우건설을 비롯해 금호렌터카, 금호아시아나프라자 등이 있다. 특히 이 가운데 대우건설은 지난 2006년 인수 당시 재무적 투자자에게 약속했던 풋백옵션이 걸려있어 상환자금으로만 약 4조원이 필요한 상황이다.최종적인 대우건설 매각가격은 본실사 이후 결정될 예정이지만, 2곳의 우선협상대상자 모두 주당 2만원 이상의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최소 3조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서울고속버스터미널과 금호생명 등을 매각하며 준비한 자금까지 합하면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된 것이다.아울러 금호렌터카 역시 지난 20일 입찰을 마감한 결과 KT, 롯데 등 전략적 투자자들을 포함 5곳이 인수전에 참여, 치열한 인수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49% 지분을 소유한 베트남 금호아시아나프라자 역시 홍콩계 호텔업체와 협상이 진행중이다.회사측은 이미 지난달 8일 코아에프지에게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38.74%를 매각해 2705억원, 자회사인 대한통운에 금호산업이 보유했던 금호터미널 지분 전량을 매각해 2190억원을 확보한 상태다.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과 함께 금호그룹이 자체 구조조정 노력을 하고 있어 연말까지 채권단과 체결한 재무개선약정을 무난히 충족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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