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 이전 지연에 따라 인근 부동산 시장 '찬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 부평미군기지 이전 지연이 장기화돼 인근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12일 부평 주민들과 민주당 인천시당 등에 따르면, 인천 부평구 부평동 70 일대에 위치한 주한미군기지 '캠프 마켓'의 이전이 기약없이 늦어지고 있다. 부평 미군기지는 1950년대 주한미군들의 보급창으로 설치된 곳이다. 현재도 제빵시설·폐차장·전투화 제조 공장 등 주한미군의 보급·지원 시설이 위치해 있다.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70 일대에 위치한 주한미군기지 '캠프 마켓'의 전경, 이곳은 제빵 제화 공장, 폐차장, 자원재활용시설 등이 위치해 있는 주한미군의 '보급창'이다. 사진제공=부평신문
49년째 주둔 중인 부평 미군기지는 그러나 지난 2004년 한·미 군당국의 주한미군 재배치 협상 타결에 따라 평택으로 옮겨가게 됐다. 당초 2004년 협상 타결 당시만 해도 2008년 쯤 부평 미군기지가 이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인천시도 이에 따라 해당 시점에 맞춰 부평 미군기지 부지를 공원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평택 미군기지 조성이 늦어지면서 부평 미군기지 이전 시점도 현재로선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문병호 민주당 인천시당 정책위원장은 "주한미군 측이 용산미군기지와 미2사간의 이전 시점을 2017~2018년 경으로 잡고 있다"며 "지원시설인 부평 미군기지는 빨라야 2019년이나 되어야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 70 일대에 위치한 주한미군기지 '캠프 마켓'내 자원재활용 시설의 모습. <br />
이곳은 제빵 제화 공장, 폐차장, 자원재활용시설 등이 위치해 있는 주한미군의 '보급창'이다. 사진제공=부평신문
이처럼 부평 미군기지 이전이 앞으로 10년 후에나 실현될 '장기 과제'로 미뤄지자 인근 지역 부동산 시장이 경색되고 있다. 이 일대의 부동산 가격은 아파트의 경우 2006년 당시 3.3㎡당 500~600만원대에서 최근 1200만원대까지 오른 상태다. 2007년 부동산 급등기의 영향 등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했지만, 부평 미군기지 이전도 결정적인 호재였다. 실제 부평 미군기지와 길을 맞대고 있는 인근 최대 단지(4600여 가구)인 동아 아파트 1·2차 단지는 미군기지 이전이 확정되고 1차 단지 재개발이 추진되면서 최근 3년새 1가구당 1억원 이상씩 가격이 올랐다. 하지만 미군기지 이전이 장기화되자 경기 침체에도 꿈쩍 않던 이 일대 부동산 시장도 충격을 받고 있다. 미군기지 이전 지연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한 후 동아아파트의 최근 실거래가는 1000만원 가량 하락한 상태다. 특히 결정적 호재가 사라진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타격을 받고 있다. 이 일대에선 부평2, 부평4, 부평6, 산곡2, 산곡3, 산곡4, 산곡5, 산곡6, 산곡7 구역 등 9개 일반 주택 지역 재개발 사업과 동아아파트 1차 단지의 재건축이 추진 중이었지만, 미군기지 이전 지연으로 인해 탄력을 잃고 있다.이성만 민주당 인천시당 정책위 부위원장은 "미군기지 이전이 기약없이 지연돼 이 일대의 재건축ㆍ재개발 사업도 추진 동력을 잃고 있다"며 "부평을 동서로 나누고 있는 미군기지가 이전돼야 상대적으로 침체된 부평 서부지역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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