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정부가 세종시 건설계획 수정을 위해 기업 유치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기업에 얼마나 싼값에 땅을 팔 수 있느냐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9일 정부 등에 따르면 세종시의 토지 조성원가는 3.3㎡당 227만원으로 여기에는 도로를 비롯한 각종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비용까지 반영돼 있다.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서 "당초 원안의 3.3㎡당 227만원이란 가격은 다른 인근 공단 지역이나 도시지역, 산업지역에 비해 너무 비싸서 기업들이 안오게 돼 있다"면서 "기업이 들어오게 유인을 하려면 기업에서 필요한 땅을 싸게 살 수가 있어야 된다"고 밝혔다.권 실장은 특히 "토지공사에서 원가로 공급을 하는 방안까지도 고려를 해야한다"며 "기업에서 바로 개발하는 원형지개발이 좋은 방안"이라고 주장했다.권 실장이 말한 '원가로 공급'하는 것은 세종시의 조성원가인 3.3㎡당 227만원이 아니라 토지보상비에 금융비용 등 기초적인 비용만 덧붙인 개념을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직접 '원형지개발'을 주요 대안으로 지목함에 따라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부지를 기업에게 맡기는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정부 관계자는 "권 장관이 말한 '원가로 공급'하는 것은 저렴하게 공급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일 뿐 어떤 특정한 원가 개념을 말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세종시의 토지보상비가 3.3㎡당 18만원선인 것을 감안하면, 원형지로 공급할 경우 산업용지의 경우 3.3㎡당 35만~40만원선까지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하지만 정부는 이같은 가격이 너무 헐값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수익성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토지주택공사는 지금도 부채가 과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무작정 땅값만 깎아주다간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민간 일각에서는 정부가 땅값의 많은 부분을 보전해줘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문제"라며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은 물론 세종시 기업유치를 위해 결국 국민들의 혈세를 투입해야 한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밖에 3.3㎡당 100만원 안팎의 가격을 정부가 기업들에 제안할 것이란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다.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기업 유치를 위해 핵심적인 인센티브가 땅값인데 아직 연구와 검토과정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고 다른 인센티브와 연동해 땅값이 결정될 것"이라며 "지금으로서는 어느 누구도 땅값이 얼마라고 단정하기는 섣부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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