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운전자 교통사고 유발 '주의보'

치사율은 6배 높아 대형사고 유발 가능성 커노인운전자 안전 교육·자가진단 위한 제도 마련 절실지난달 23일 오후 11시께 광주 동구 동림동 삼익아파트 부근 도로가에서 대형 버스가 후진 주차 도중 보행자 A(51)씨를 들이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A씨는 팔이 부러져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대형 버스 운전자는 백모(73)씨. 경찰은 고령인 백씨가 야간 시력이 좋지 않고 시야가 좁아 뒤에 있던 A씨를 미처 보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광주·전남지역 노인 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률은 일반 운전자에 비해 3배 이상 높지만 이에 대한 안전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12일 광주지방경찰에 따르면 광주 지역 만 6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2만725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광주 지역 운전면허 소지자 73만260명 가운데 3.7%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에 반해 올 초부터 9월까지 만 65세 이상 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는 522건으로 전체 교통사고 발생 6652건의 13%를 차지했다. 즉 노인 운전자들의 교통사고 발생률은 일반인들에 비해 3배 정도 높은 것이다. 특히 노인 운전자 교통사고를 분석해보면 교통사고 100건 당 사망자 수를 일컫는 교통사고 치사율이 전체 1.4%에 비해 6배나 높은 7.3%를 기록하고 있어 일단 고령 운전자들은 사고를 내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로 노인 운전자들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관계 당국은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관계당국은 그나마 7년에 한 번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운전면허적성검사를 만 65세 이상 운전자들에게는 5년에 한번 실시하고 있지만 검사 기준이 일반인들과 동일해 교통사고 유발 위험률을 낮추는 데는 실효성이 없다는 평이다.마약을 복용하거나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운전능력에 타격이 있다고 판단되는 노인에 한해 실시하는 ‘수시적성검사제’도 시행 중이지만 이는 ‘관계 기관’에서 통보하는 경우에만 한정하고 있다.이와 함께 광주 경찰이 지난달 28일 빛고을 노인건강타운 등지를 돌며 노인 2000명에게 차량부착용 실버마크를 배포한 것도 실제 노인들의 참여율이 낮아 일회성 행사에 그쳤다는 지적이다.그러나 이같은 고민을 껴안고 있던 일본은 지난 2002년부터 70세 이상 운전자들에 대해 운전면허갱신 시 운전자교육 수강을 필수적으로 실시해 노인들이 자신의 신체변화와 운전습관을 자각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미국은 ‘55+프로그램(55세이상 운전자를 위한 교통안전교육)’을 통해 55세 이상의 운전자가 안전교육을 받을 경우 보험료 할인 혜택을 주고 “노인 교통사고는 ‘약물과 질병’이 문제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으며 영국은 도로 구조나 교통표지판 등을 노인이 이용하기에 편리하도록 개선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도 노인들이 스스로 부족한 점을 인식해 안전운전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마련돼야 한다”며 “더 나아가 운전면허 적성검사를 보다 철저히 하고 갱신주기도 앞당기며 고령자를 위한 도로설계변경도 관계당국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김보라 bora1007@gwangnam.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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