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지난달 여대생 B씨는 이메일을 확인하던 중 특정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악성 댓글을 등록했다는 이유로 한 포털사이트의 계정이 정지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악성 댓글을 등록했다는 시기에 그녀는 해외여행 중이었고 인터넷에 접속조차 하지 않았다. 누군가 그녀의 아이디와 비밀번호 등 개인정보를 빼내 다량의 악성 댓글을 쓰는 데 악용한 것이다. 또 얼마전 직장인 K씨는 MSN메신저에 등록된 지인에게 현금 500만원을 보내달라는 급한 메시지를 받았다. '메신저 피싱'을 의심한 K씨는 이 지인에게 직접 전화해 메시지를 보낸 적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역시 누군가 메신저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빼낸 뒤 메신저에 접속해 금융사기를 시도한 사례다.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B>◆개인정보 유출 원인은 해킹</B>최근 개인정보 유출을 노린 해킹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 김희정) 관계자는 "이같은 개인정보 유출의 발생원인은 주로 악성코드 감염에 따른 PC 해킹 등으로 추정되지만 피해를 당한 경우에도 실제 개인정보 도용자를 추적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ISA가 지난달 발표한 '8월 인터넷 침해사고 동향 및 분석월보'에 따르면 8월에 KISA가 처리한 해킹사고는 2704건으로 전월에 비해 22.9% 증가했다.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피해 가능성도 그만큼 증가한 셈이다.
KISA 인터넷침해대응센터 종합상황실
KISA는 해킹사고 항목별로 전월대비 증감을 파악한 결과 피싱경유지, 홈페이지변조는 각각 59.2%, 306.4% 증가했고 스팸릴레이, 단순침입시도, 기타 해킹은 각각 20.4%, 5.3%,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또한 해킹사고를 기관별로 분류한 결과 개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82.7%로 가장 높았고 이어 ▲기업(14.8%) ▲대학(1.5%)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이나 학교는 방화벽 구축 등 보안시스템이 잘 갖춰진 반면 개인 사용자는 윈도 업데이트나 백신 업데이트 등 필수 보안 조치를 잘 실행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위험에 잘 노출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한편 8월 KISA에 신고된 웜ㆍ바이러스 879건 중에서도 특정 온라인 게임의 개인계정 탈취를 목적으로 하는 'ONLINEGAMEHACK'이 67건 있었다. <B>◆추석연휴, 개인정보 유출 주의보</B>보안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피해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추석 연휴기간에 보안사고에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알약'을 서비스하고 있는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추석 연휴 기간과 중국 건국 60주년 국경절에 맞춘 일부 악성 해커들의 공격이 예상된다"고 밝히며 "많은 보안·전산 담당자들이 자리를 비우는 틈을 이용해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시도 등 금전적 이득을 노린 해킹도 우려된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사용중인 PC의 백신 소프트웨어와 윈도 보안 업데이트를 최신으로 유지하고, 연휴기간 동안에 사용하지 않는 PC의 전원을 꺼두는 등 보안 수칙을 지킨다면 악성코드 감염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ISA 관계자 역시 "메신저를 통해 금전을 요구할 경우에는 반드시 본인 여부를 별도로 확인하고, 이를 거부하면 일체 대응하지 않아야 한다"며 "해킹이나 악성코드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자신의 컴퓨터에 윈도 최신 보안 업데이트를 적용하고 백신 소프트웨어를 반드시 설치해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KISA 측은 "추석 연휴 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해킹, 악성코드 등 사이버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인터넷침해대응센터 종합상황실의 근무체계를 평소보다 강화하고, 민간분야 사이버 위협에 대해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운영한다"며 "연휴 기간중 인터넷 상에 침해사고가 발생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전국 어디에서나 국번없이 118로 전화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보과학부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