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주체 부재ㆍ경기회복 둔화 시그널 지속적 출회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10월의 첫 거래일이다. '9월의 징크스'를 무난히 넘겼다는 안도감과 동시에 하루 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에 대한 설레임 등이 교차해야 하는 하루지만, 시장을 지켜보는 투자자나 증권 관계자들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크게 출렁거렸다. 조선주가 문제였다. 지난 2007년 코스피 지수를 무섭게 끌어올린 조선주였지만, 어느새 시장의 골칫덩어리로 낙오하고 말았다. 조선주의 전날 폭락이 과도했던 것인지, 아니면 추가적인 악재가 산적해있어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인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문제는 시장을 달랠만한 주체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지난 이틀간 시장을 주도한 매수 주체는 프로그램 매매의 차익거래였다. 특히 전날의 경우 오전장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 강한 매수세를 보이며 베이시스를 개선시킨 반면, 오후장에서는 현물시장의 급락이 베이시스 개선으로 연결되면서 강한 차익 매수세가 유입됐다. 단순히 현물의 급락으로 들어온 프로그램 매수세에 대해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상황인데다, 지난 이틀간 시장 내 실질 미결제약정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향후 전망에 대한 불안정한 시각을 표출하는 것이기도 하다. 수급적인 매수 주체가 없다는 것도 적지 않은 문제지만 그보다 더 기본적인 문제는 경기회복의 둔화다. 전날 뉴욕증시에서도 또다시 엇갈리는 경제지표가 나왔다. 시카고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6.1을 기록, 전달(50.0)에 비해 크게 후퇴했다. 특히 기준선인 50을 하회하면서 경기가 오히려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경기회복 둔화에 대한 우려의 시그널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에는 개인소득과 소비자지출, 주간실업수당 신청건수, 주택판매 등 민감한 경제지표가 줄줄이 예정돼있는데다, 2일에는 고용보고서 발표가 있는 만큼 국내증시에서도 이에 대한 부담감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경기모멘텀 둔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가파른 회복 속도를 보이며 외국인의 매수세를 끌어들였던 국내 경기 사이클 상에 일부 정체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국내 경기모멘텀에서 보이는 문제점은 세가지. 경기 사이클을 대변하는 제조업 출하-재고 사이클이 2개월 연속 정체되고 있다는 점과, 경기 선행지수가 고점에 근접했다는 것, 민간 투자의 회복이 더디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특히 민간투자의 경우 8월의 기업 설비투자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6.6% 하락, 7월에 이어 여전히 부진했고, 국내 기계수주 역시 2개월 반등 이후 16.8%의 감소세로 돌아섰다. 민간투자가 뚜렷한 회복이 전제되지 못한다면 국내 경기 사이클 역시 4분기 중후반 이후 조정국면에 진입할 여지가 크고, 이 경우 경기모멘텀 부재에 따른 실망감이 주가에도 반영될 수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수급주체 부재에 대한 우려감, 경기모멘텀 둔화에 대한 부담감 등에 대해 기우(杞憂)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다리는 수급 주체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우려하고 있는 경기지표는 여전히 줄줄이 발표를 앞두고 있다. 단지 전날의 낙폭이 큰 편이었다고 저가 매수에 나서기에는 주변 상황이 너무 어둡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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