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통화로 유명했던 영국 파운드화가 이제는 새로운 캐리 트레이드 통화로 떠오르고 있다.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의 파운드화가 일본 엔화에 맞서 캐리트레이드의 '차입통화'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최근 몇 년간 차입통화의 대표주자는 엔화였다. 저금리의 엔화 자금을 빌려 금리가 높은 호주나 뉴질랜드달러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엔 캐리 트레이드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알짜 수익원으로 통했다.반면 파운드화는 호주와 뉴질랜드달러와 함께 높은 가치의 통화로 인식됐다. 호주와 뉴질랜드달러가 상승할 때 파운드화 역시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그러나 근래 들어 파운드화 가치는 줄곧 내림세를 걸으며 차입통화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뱅크오브뉴욕멜론의 통화담당 애널리스트인 닐 멜러는 "파운드화가 새로운 차입통화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지난 10년간 호주와 뉴질랜드달러에 비해 낮은 가치를 기록했던 파운드는 지난달부터 추가 하락하며 한 달반 가량 만에 호주 달러에 비해 7% 가량 떨어졌다. 뉴질랜드달러에 대해서도 11년만의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엔화 또한 호주와 뉴질랜드달러에 비해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파운드에 비해서는 안정된 흐름이다. 파운드화는 8월 초 이후 엔화대비 약 6.5% 떨어졌다.이처럼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이는 배경으로는 영국의 향후 금리 전망을 꼽을 수 있다. 머빈 킹 영란은행(BOE) 총재는 영국의 경제가 아직 완전한 회복 국면에 접어들지 못했다며 기준금리를 더 낮출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파운드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분간 이어질 정부의 국채 매입도 파운드화 약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하지만 파운드화가 차입통화가 될 지 여부는 미지수다. 엔화가 차입통화로 인기를 끌었던 기간 동안 일본이 막대한 흑자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영국의 경제 상황은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아울러 달러화와 같이 이자율이 저렴한 통화도 여전히 존재한다.인베스텍에셋매니지먼트의 타노스 파파사바스는 "절대 아니라는 말은 하지 말라"며 "파운드화가 차입통화가 될 가능성도 상당한 편"이라고 주장했다.김기훈 기자 core8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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