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찬서 이명박 대통령이 제조한 폭탄주로 주고받아…“김 지사 술로도 안 돼”
'행정도시를 계획대로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완구 충남도지사.
수도권규제 완화와 행정중심복합도시 문제 등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완구 충남도지사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최근 청와대 만찬장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권유로 ‘러브 샷’을 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18일 청와대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6시 30분부터 3시간 가까이 상춘재에서 있은 만찬 반주는 와인으로 시작됐으나 김태호 경남도지사 제안으로 ‘소주 폭탄주’로 바뀌었다. 이 대통령이 폭탄주를 직접 만들어 시·도지사들에게 3~4잔 씩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특히 팽팽한 긴장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이 지사와 김 지사를 불러 폭탄주를 건네주며 ‘러브 샷’을 제안했다. 이에 두 지사는 서로 끌어안는 자세에서 술잔을 비운 것으로 전해졌다. 잠시나마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대통령 역시 이를 노렸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웬만해선 술을 많이 마시진 않지만 김문수 경기지사는 내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라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 지사는 17일 충남도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종시 관련) 논쟁을 피하는 김 지사는 이제 치고 빠지는 짓은 안했으면 좋겠다”며 김 지사와의 직접적인 대화를 요구했다. 그는 전날 만찬과 관련, “현안을 논하는 어두운 분위기가 아닌 덕담수준의 분위기였지만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은 (나를) 의식하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한 뒤 “세종시에 대해 할 말을 다 했기 때문에 담담하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만찬이 끝난 직후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을 따로 만나 ‘세종시 문제는 충청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명운이 걸린 문제’임을 지적했다. 이 지사는 이어 ‘법률적으로 바꾼다면 정부는 반드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세종시의 원안추진을 촉구했다. 그는 “이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말을 전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박 수석이고 정무적 판단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만나서 1시간쯤 면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대학이나 기업체를 갖다 놓는 방법으론 세종시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서 “원칙, 신뢰, 약속의 3가지 본질적 의미로 접근해야지 무엇을 넣고 빼는 기능적 접근을 가지고 설명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세종시 문제를 피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대전시는 직·간접적으로 영향이 있지만 다른 곳으로 미루고 싶지 않다”며 세종시와 관련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디트뉴스24>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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