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의 시작을 알렸던 리먼 브러더스 파산 후 1년이 흐른 가운데 리먼을 인수한 바클레이스와 노무라증권의 명암이 크게 엇갈려 주목된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리먼의 북미사업부를 인수한 바클레이스와 유럽 및 아시아부문이 넘어간 노무라가 엇갈리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리먼 인수 후 리스크 관리와 파이낸싱 분야에서 유럽 최대은행으로 등극한 바클레이스와 달리 노무라는 조직 융합조차 난항을 겪고 있다.리먼의 북미 사업부를 17억5000만달러에 인수한 바클레이스는 인수 당시 1000여명의 직원과 더불어 680억 달러에 이르는 부채를 떠안았다. 반면 노무라 증권의 경우 고용 승계는 8000명으로 바클레이스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유럽 사업부를 2달러라는 헐값에 넘겨받았다. 하지만 그 후 두 회사의 표정은 확연히 갈린다. ABN 암로의 인수에 실패한 뒤 리먼 인수라는 '도박'을 벌인 바클레이스는 이후 ‘대박’을 쳤다는 평가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30억6000만 달러의 순익을 올렸고, 투자은행 부문의 세전 수익도 2배 가까이 급증했다. 또 정부의 구제금융이라는 꼬리표가 붙지 않아 주가 또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도 금융위기를 틈타 상상치도 못한 헐값에 리먼을 인수한 바클레이즈가 이번 게임의 가장 큰 승자라고 입을 모은다. 반면 노무라의 상황은 우울하기만 하다. 노무라의 주가는 같은 기간 36%나 곤두박질쳤고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 지난 2분기 114억 엔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6분기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지만 12개월간 손실이 7080엔에 달했다.기업 문화로 인한 직원들의 갈등도 골칫거리다. WSJ에 따르면 리먼 직원들은 노무라의 경영전략에 대부분 반감을 가지고 있고, 회사문화에도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노무라는 리먼 직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고충이 만만치 않다. 단기적으로 바클레이스의 성과가 두드러지긴 하지만 장기적인 승패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직은 투자은행 부문이 전반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이고, 궁극적인 결과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지속적인 성장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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