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기자
스카티카메론의 테릴리움텐 퍼터.
'소장, 그 이상의 가치'수제골프채는 단순히 볼을 치는 도구가 아니라 하나의 예술품으로 인정 받는다. 장인(匠人)은 자신의 고귀한 혼을 제품에 불어넣고, 마니아들은 거기에 열광한다. 물론 가격이 만만치 않고, 제품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수제 명품 골프채의 대명사가 된 '스카티 카메론'을 통해 명품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 '카메론'이 대체 뭐길래= 스카티 카메론은 사람 이름이자 제품명이다. 레이쿡과 클리브랜드 등에 퍼터를 만들어주다 1992년 자신만의 회사를 차린 카메론은 1994년 타이틀리스트와 독점계약을 맺는다. 카메론이 퍼터를 디자인하면 타이틀리스트가 몇 가지를 골라 대량생산을 하는 식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등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부분의 선수가 이 퍼터를 사용하고 있다.마니아들은 카메론의 수제품을 수집한다. 왕관이나 스카티도그(강아지 모양), 서클티(원 안에 알파벳 T자가 들어가 있음) 등 스탬프의 위치나 모양, 색깔, 문구 등이 모두 다르다. 스테인리스스틸을 이용한 SSS 모델의 경우 개당 400~ 600만원이고, 독일제 스틸을 사용한 GSS 제품은 1000만원을 뛰어넘는다. 유명 선수의 제품이 이베이 등의 경매사이트를 통해 나오면 기본적으로 수만달러를 호가한다. 국내에서는 씨앤에프골프가 공식대리점이다. 카메론이 2001년 마스터스 당시 우즈를 위해 만든 25개의 퍼터 중 하나가 전시돼 있고, 판매가는 무려 3125만원이다. 김연택 씨엔에프골프 매니저는 "카메론 퍼터는 시간이 지나도 값어치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어떤 제품은 상승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지난 5월 방한 당시 스카티 카메론. 사진=골프다이제스트제공
▲ '카메론 마니아'들은= 국내 한 포털사이트에 현재 '클럽카메론'이라는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다. 이 동호회 매니저를 맡고 있는 김기인씨(44)는 "3년 전부터 카메론에 반해 본격적으로 제품을 수집하며 이 일을 하고 있다"면서 "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전문직 종사자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최고의 카메론 컬렉터는 이 동호회에서 '루디'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는 40대 초반의 아마추어 골퍼다. 외국계 금융회사 한국지점장으로 알려져 있다. 1000만원 이상의 고가품만도 60~ 70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 퍼터에는 카메론의 예술과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그는 가장 아끼는 애장품으로 1996년 카메론이 지금은 고인이 된 페인 스튜어트에게 만들어준 제품을 꼽았다. 스카티카메론 이외에는 미우라나 조지스피리츠, 에폰 같은 모델이 인기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수제퍼터를 판매하는 최병화씨(33)는 "명품족들은 기본적으로 나만의 제품을 사용하고 싶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면서 "(나도) 파는 입장이지만 남들과 다른 제품을 판다는 것에 자부심과 재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