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가 빠르게 확산되며 전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지만 이를 무서워하기는 커녕 환호하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끕니다. 주식시장이 바로 그 곳 입니다. 정부가 신종플루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치료제 및 백신 생산 관련 각종 지원정책을 줄줄이 내놓자 몇 몇 업종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입니다.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 강제실시(특허권의 배타적 보호를 중지하는 것)권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이들 종목 랠리에 힘을 보태는 양상입니다.실제 지난 24일 코스닥시장서 상한가까지 치솟았던 32개 종목 중 신종플루와 관련된 종목만 24개였습니다. 치료제 생산 관련 업체는 물론 공기청정기 생산 업체까지 모두 신종플루 관련주에 묶였습니다. '신종플루 관련주'임을 홍보하며 무임승차하려는 종목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비교적 덩치가 큰 코스피시장도 예외는 아닙니다. 신종플루 예방약인 백신을 만든다는 녹십자는 지난 19~24일 나흘동안 무려 49%나 치솟았습니다. 타미플루 원료를 생산 및 공급하고 있는 유한양행도 같은 기간 10% 이상 뛰었습니다. 신종플루 공포가 확산되면 될 수록 관련주 질주에 가속도가 붙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 겠지요?그러나 대다수 테마주가 그렇듯 실제로 각종 테마가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따져볼 문제입니다. 당장 주식시장에서는 타미플루 강제실시권이 발동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강제실시권이 발동되기 위해서는 공공의 비상업적 사용 또는 국가 비상사태, 극도의 응급상황의 경우 등의 조건이 충족돼야 합니다. 무역보복 부작용 등도 고려할 문제죠. 실적 뒷받침이 없이 테마만으로 이뤄진 주가라면 순식간에 곤두박질 칠 수 있습니다. 익히 몇년 전 'SARS(사스)' 대 유행시 경험하기도 했지요. 이미 녹십자 등 일부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의 오너·임원들이 차익 챙기기에 들어갔다는 점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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