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커피숍에서 노트북을 앞에 놓고 시간을 보내는 풍경이 곧 사라질 전망이다. 뉴욕 커피숍들이 달랑 커피 한잔에 하루종일 자리를 차지하는 ‘얌체’ 손님들을 내쫓기 위해 노트북 사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 부르클린에 위치한 작은 커피숍 네드레(Naidre)의 정문 앞에는 작은 팻말이 하나 붙어있다. 고객들의 성원에 감사한다는 말로 시작된 문구는 곧 커피숍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식사를 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네드레가 이같은 팻말을 붙인 데에는 이유가 있다. 커피숍에 무선 와이파이가 무료로 제공되기 시작하면서 노트북을 가지고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는 손님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점심 식사를 하러 오는 손님들이 자리를 찾지 못해 돌아가는 경우가 생기자 노트북 사용을 금지하는 결단을 내렸다. 결국 지난해 봄부터 주중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엔 네드레에서 노트북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볼 수 없게 됐다. 물론 식사를 하는 손님은 예외이다. 경기침체에 네드레같이 노트북 사용을 금지하거나 아예 전기 코드를 막아버리는 커피숍들이 늘고 있다. 노트북을 사용하며 하루종일 앉아있는 손님들 때문에 매출이 늘지 않는다고 커피숍들은 울상이다. 이에 노트북 사용을 허용해도 다른 사람들과 자리를 공유해야 한다는 단서를 단 곳도 곳곳이 눈에 띤다. 하지만 커피숍들의 이런 결정에 사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회사에 다니지 않고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들에게 커피숍은 중요한 일터와도 같은 곳이어서 반발이 거세다. 커피숍들이 고객들의 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불만도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커피숍의 태도는 결연하다. 특히 경기침체로 ‘짠돌이’ 고객들이 늘면서 이들은 자신들의 결정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에서 한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엘로드 씨는 “물 한잔을 주문하고 집에서 가져온 티백을 우려 마시는 손님도 있다”며 “심지어 집에서 만든 샌드위치를 먹는 사람들을 볼 때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결국 커피숍들도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얘기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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