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 많이 오른 코스피와 미 증시

국내증시 모멘텀 부재 속 미 경기지표에 대한 의지 커져..미결제약정도 관건

코스피 지수가 10거래일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굵직굵직한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어닝시즌도 이제 끝자락에 접어들었지만, 국내증시는 지칠 줄 모른다. 다행히 전날은 국내 소비자 심리지수가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긍정적인 경기지표가 발표되면서 증시의 상승세를 북돋았다. 하지만 이제 31일 국내 산업활동 동향 및 경기선행지수 발표가 있기까지는 별다른 경기지표가 예정돼있지 않고, 이 기간에는 철저히 미국증시만 바라보게 됐다. 최근의 미국증시의 흐름을 보면 예전과는 달리 크게 무거워진 느낌이다. 그도 그럴것이 다우지수는 어느덧 9100선을 넘어섰고, 나스닥 지수도 12거래일간 상승세를 지속하다 이제 막 멈췄다. 그간 랠리를 줄기차게 이어왔으니 지칠 법도 한 시점이다. 중요한 것은 지수가 올랐는지, 내렸는지가 아니라 지수가 오를만한 이유가 있었느냐는 점이다. 전날 다우지수의 흐름을 보더라도 장 중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가 장 마감 5분여를 남겨두고 반등에 성공했다. 막판에 시장이 오를 이유는 전혀 없었지만,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심리가 확산되며 막판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이같은 투자자들의 모멘텀을 기대하는 심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이 상승세는 고스란히 되밀린다는 얘기가 된다. 투자심리를 크게 개선시킨 것은 미국기업들의 실적발표였다. 당초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평균 실적은 전년동기대비 36%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벌써 70%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한다. 전혀 기대가 없던 상황에서 잇따라 '서프라이즈'가 터지니 지수 역시 이에 환호했던 셈이다. 문제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날 실적을 발표한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은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경기가 위축돼있다는 발언도 곁들였다. 어찌보면 기대심리를 낮추고자 하는 속 뜻도 들어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투자자들은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막판에 다시 몰려들었다. 이같은 기대감을 미국의 경기지표가 얼마나 해소해줄지가 관건이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주택지표의 개선은 긍정적이었지만, 이날로 예정된 미국 컨퍼런스보드의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달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증시만 보더라도 우려되는 부분이 엿보인다. 전날 코스피 지수를 강세로 이끈 것은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수세였다. 프로그램 매수세가 2000억원 이상 유입됐지만,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2700계약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최근 들어 선물시장에서 꾸준한 매수세를 보여왔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6월 동시만기를 전후해 매도포지션을 대규모로 롤오버한 관계로 최근 외국인 선물 매수는 포지션 청산 성격이 강했던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증가한 1만계약의 미결제약정 중 상당부분은 매수 포지션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미결제약정은 12만 계약 돌파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단기적으로는 12만계약이 고점 역할을 하고 있어 이 수준을 큰 폭으로 하회하거나 상회할 경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 애널리스트는 "12만계약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미결제약정은 매수세력의 추가가담으로 간주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는 매수세력의 이익실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수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와 함께 투자자들의 기대치도 높아지는 것은 부담스럽다. 이미 많이 오른 만큼 상승탄력 둔화를 염두에 둬야 할 시점이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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