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름 차지한자, 시장 갖는다'

삼성전자 '아몰레드', 'LED TV' 등 제품명 선점, 마케팅 효과 톡톡

삼성 햅틱 아몰레드

인기가수 손담비 씨가 휴대전화를 흔들며 속삭인다. "아몰레드~" 손 씨가 출연한 이 광고는 삼성전자가 만든 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휴대전화에 관한 내용이다. AM-OLED는 '유기발광다이오드'의 약자. 그간 LCD TV나 모니터, 핸드폰 등에 광원(Back light)가 필요했던 것과는 달리 유기물질을 사용해 자체적으로 발광하는 획기적인 기술이다. 광원이 없는 만큼 초슬림화가 가능하며 소비전력이 적고 응답 속도가 빠르며 시야각 역시 자유롭다. 휴대전화 업계에서는 이미 현존 기술 중 풀터치스크린폰에 가장 적합한 디스플레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문제는 AM-OLED를 탑재한 휴대전화의 상품명을 '아몰레드'로 정해버린 삼성전자의 노림수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들은 AM-OLED를 "에이엠 오엘이디"라고 읽기도 하며 "에이엠 올레드" 혹은 "아몰레드"라고 읽기도 한다. 정해진 우리말 표기가 사실상 없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먼저 '아몰레드'라는 브랜드를 만들어버렸다. '아몰레드+자체발광'을 주제로 한 삼성전자의 광고 덕분에 소비자들은 이미 유기발광다이오드와 관련해 아몰레드를 고유명사화 하기 시작했다. 경쟁업체들이 이 기술과 관련해 다른 브랜드를 만든다 해도 이미 시장에서 원조는 삼성의 '아몰레드'다.AM-OLED 시장은 향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삼성전자는 이름을 선점한 효과를 적잖이 누릴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AM-OLED 디스플레이는 글로벌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을 올해 2.3%에서 2015년에는 40%까지 점유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이런 브랜드 전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연초 LED 백라이트 TV를 시장에 내놓으며 명칭을 'LED TV'로 정해 경쟁업체들의 눈총을 샀다. LED 백라이트 TV는 광원을 기존 형광등에서 LED로 바꾼 LCD(액정표시장치) TV의 업그레이드 모델이다. 그런데 삼성이 LED TV라는 이름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면서 소비자들은 LCD TV와는 전혀 다른 LED TV라는 새로운 개념의 TV가 출시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쟁사인 LG전자는 지난달 LED TV를 출시하면서 'LED LCD TV'라고 명기했다. LED TV를 이미 고유명사화 한 삼성전자와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지다. 얄미운 시선을 직접적으로 던지기도 했다. 세계에서 LCD TV용 패널을 가장 많이 만드는 LG디스플레이의 권영수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LED TV는 LCD TV와 다를 것이 없는데 가격은 60%나 비싸 소비자들이 산 뒤 얼마 못 가 후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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