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위주에서 금, IMF채권, 유로화, 엔화 등으로 위험 분산기축통화 위상 ‘흔들’ 내년외환운용계획안 외환보유액 다변화 핵심 골자
정부가 달러화 위주의 외환보유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데다, '묻지마'식 달러 확충이 유동성 위기방어에 미흡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또 금, 국제통화기금(IMF)채권, 유로화, 위안화 등으로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해 달러화의 급격한 변동성에 따른 환차손 등 다양한 위험 요인에 적극 대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또한 달러위주의 외환결제수단도 확대해 다른 통화의 보유액도 증가시키는 방안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 14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정부는 외환위기를 방어하기 위해 달러만을 확충하는 것은 상당한 비용을 초래하는 등 절대적인 수단이 아니라고 판단, 위험분산차원에서 외환보유액의 다변화를 추진중이다.실제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1조 달러가 넘어서면서 달러가치 폭락을 초래할 가능성과 인플레 우려가 제기되면서 달러화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중국은 일부 무역결제에 달러 대신 위안화를 쓰기 시작했고, 러시아와 브라질 등 다른 신흥국들도 IMF 특별인출권을 채권 형식으로 매입하기로 했다.이에 따라 정부도 내년 외환운용 계획에 기존 외환보유고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달러에 가려 등한시 했던 금 매입이 관심사항으로 떠올랐다. 달러의 지위가 불확실해지는 가운데 금값은 계속 오르는 추세인 만큼 안전자산인 금의 보유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 재정부 안팎의 주장이다. 한국은행이 보유한 금의 규모는 세계 6위의 외환보유국의 위상답지 않게 세계 56위에 그치고 있다. 수년간 달러를 사 모으다 보니 상대적으로 금 확보에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환보유액 가운데 금이 차지하는 규모는 시가 기준 0.19%, 장부가 기준 0.03%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반면 세계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은 1054t을 보유해 미국, 독일, IMF, 이탈리아, 프랑스에 이어 6위 국가이다. 중국은 이미 외환보유액 다변화에 나선 것이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환경이 급변하면서 외환보유액을 어떻게 굴리는지 매우 중요해졌다"면서 "달러에 치중했던 기존 정책노선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그는 다만 "금 매입 방침에 대해 어떤 것도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정부의 금 매입 계획이 알려지면 국제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생기고 금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밝히지 못할 뿐, 추가적인 금 매입은 시간문제라고 분석하고 있다.정부는 이밖에 1200억 달러 규모의 '아시아공동기금(CMI)'을 적극 활용해 아시아 주변국가와 무역결제 통화로서 원화사용을 늘리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중국, EU와 거래시 달러 외에 위안화나 유로화의 비중을 넓혀 달러의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면서 "보유액 확충보다는 최대무역상대국인 중국과의 통화 스왑을 확대해 위안화 결제 증가에 대비하고, 외환보유고를 사실상 늘리는 효과를 거두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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