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를 사들인 기업들이 주가 대박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및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리먼사태 후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113개 기업 중 현재 시가총액 기준 1000억원 이상의 기업 19개사를 대상으로 기간수익률을 살펴본 결과 자사주 매입 공시 직후 지난 6일까지 수익률은 140.9%로 조사됐다. 리먼 사태 후 자사주를 사들여 가장 재미를 본 기업은 엔씨소프트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금융위기로 주가가 폭락하자 같은달 28일 과감하게 자사주 취득 결의를 공시, 지난해 말까지 평균 4만1080원에 총 65만주를 샀다. 이 후 아이온의 성공 소식 등에 주가가 가파르게 급등하면서 현재 평가차익만 935억원(7일 종가 18만5000원 기준)을 넘어섰다. 267억원의 비용으로 9개월도 안돼 4배 이상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만약 공시 시점을 기준으로 지난 6일까지 수익률을 계산한다면 무려 590%을 넘는다. 지난해 10월 22일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동양종금증권도 대규모 평가차익을 거뒀다. 동양종금증권은 지난해 10월 28일부터 올 1월 21일까지 주당 평균 5026원에 자사주 150만주를 사들였다. 현 주가는 1만4150원으로, 평가차익은 무려 136억원에 이른다. 공시 직후 지난 6일까지 수익률은 163.5%다. 금호전기는 지난해 10월 말부터 올 1월 말까지 자사주 20만주를 1주당 2만366원에 사들였는데 최근 주가가 4만400원까지 올라 40억원 이상의 평가차익을 봤다. 공시 시점 이후 수익률은 191.9%에 달한다.다우기술 역시 지난해 11~12월 두달간 1주당 3603원에 자사주 53만4060주를 사들여 20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두고 있다.지난 11월4일부터 11월 21일까지 자사주 20만주를 매입했던 피앤텔은 지난달 자사주를 처분, 11억9200만원의 차익을 냈다. 1주당 평균 매입가격이 3950원이었지만 이후 실적 개선 등으로 주가가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1주당 9910원에 처분했다. 자사주 취득 공시를 낸 지난해 10월 29일 이후 지난 6일까지 수익률을 계산한다면 275%에 이른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금융위기 발생 후부터 지난 6일까지 자사주 매입에 나선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두드려졌다"면서 "급감했던 이익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실시된 자사주 매입이 주가에 상승 탄력은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사주 매입효과는 이익 성장이 견고한 기업의 주가에는 채찍 역할을, 기업이익이 부진 한 기업의 주가에는 방어막이 될 것"이라며 "자사주 취득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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