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결산③]'워낭소리'-'7급공무원', 흥행 지형도 바꿨다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두 편의 한국영화 '워낭소리'와 '7급 공무원'이 올 상반기 극장가에서 이변을 낳으며 한국영화 흥행 지형도를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6일 발표한 올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극장 부문 결산 자료에 따르면 '7급 공무원'과 '워낭소리'는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각각 403만 1831명, 292만 9704명을 동원해 각각 해당 기간 한국영화 흥행 1, 4위를 기록했다. 두 영화는 2주간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으며, 신작 영화에 1위 자리를 내준 뒤 다시 1위에 오르거나 몇주간 하위권에 머무르다 1위에 오르는 이례적인 현상을 연출했다. 한국영화 흥행 지형도의 변화를 몸소 보여준 셈이다. 개봉 첫 주 15위에 불과했던 '워낭소리'는 개봉 6주차와 7주차에 연속 2주간 1위에 오르며 독립영화 혹은 다큐멘터리로서는 유례가 없는 관객수인 281만명을 모으는 한국영화 사상 초유의 이변을 연출했다. '7급 공무원' 역시 개봉 첫 주 1위에 올랐다가 '박쥐'에 한 주 1위를 내준 뒤 3주차에 다시 1위를 차지하며 장기 흥행을 예고했다. 또한 6월 개봉한 '거북이 달린다'는 뒤늦게 1위에 오른 영화는 아니지만 2주차 성적이 오히려 첫 주보다 좋았던 작품 중 하나다. 이 영화는 개봉 1주차 주말 관객은 48만명이었으나 2주차에는 오히려 58만명으로 늘어나며 2주 연속 1위를 지켰다.영진위 영상산업정책연구소 조사연구팀은 "극장과 배급사 사이의 최소 상영기간 보장 계약이 사실상 거의 없고 좌석 점유율이 낮으면 가차없이 다른 영화로 교체 상영되며 와이드 릴리즈 일변도의 배급방식이 정착된 상영시장에서 이변 중 이변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올해 상반기 개봉한 한국영화의 특징 중 하나는 개봉 초 높은 관심을 끌었던 일부 영화들의 관객 감소율이 극심했다는 점이다. 칸국제영화제 공식 경쟁작으로 선정돼 화제를 모은 '박쥐'는 개봉 5일 만에 전국 100만 관객을 돌파했으나 누적관객수는 221만명에 그쳤다.
'마더' 역시 4일 만에 전국 100만명을 돌파하고 11일 만에 200만명을 넘어섰지만 300만명의 문턱에서 멈췄다. '워낭소리'와 '7급 공무원'의 꾸준한 흥행과 '박쥐' '마더'의 급격한 관객 감소율은 영화 흥행에 있어 이른바 입소문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입소문을 타고 흥행에 성공했던 '7급 공무원'과 '거북이 달린다'의 홍보를 담당한 홍보대행사 퍼스트룩의 강효미 팀장은 "영화 흥행에 있어서 입소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퍼져 나가는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강 팀장은 이어 "예전에는 첫 주 흥행에 집중하기 위해 자극적인 마케팅도 펼쳤지만 이제는 입소문의 속도가 빨라져 해당 작품을 가장 좋아할 만한 관객층을 찾아 시사를 하는 데 집중하는 등 마케팅 방식도 입소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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