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難에 수급에 따른 공방..'1300원대 저항감 있어도 상승 분위기 지속'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290원대를 수차례 넘나들며 위쪽으로 떠밀리는 양상을 나타냈다. 시장참가자들은 1300원대 가능성을 열어놓았지만 일단은 막혔다. 1200원대 끝에서 속속 들어온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환율 상승을 막아주기는 했으나 환율이 조금만 움직여도 포지션을 바꾸는 시장참가자들의 방향성에 대한 불안감, 역외 매수 등은 환율 상승에 한몫했다. 특히 역외 펀드 바이 물량이 주말을 앞두고 심상치 않게 유입되면서 환율을 위쪽으로 끌어올린데다 결제 수요도 탄탄히 아래를 떠받쳤다. 반기말, 분기말의 진통을 제대로 겪은 셈이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수급에 따른 눈치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한숨 돌릴 전망이다. 최근 반기말과 분기말이 겹치는 시기였던 만큼 달러 수요와 공급 물량의 공방이 팽팽했으나 이같은 재료 역시 그때 그때 방향성에 편승할 가능성이 높다. 월말 결제수요, 수보 마바이, 지정학적 리스크,역외 펀드 매수 등이 환율 상승 재료지만 어느 것 하나 뚜렷하게 환율을 급등시킬 정도는 아니다. 비관론이 득세할 만큼 큰 악재만 나오지 않는다면 환율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 월말을 맞은 수출보험공사의 마바이 물량이 다음주 초 일시적으로 환율을 위쪽으로 올릴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단발성 재료로 환율을 상승 기조로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다. 통상 수보의 마바이 물량이 말일을 하루 앞두고 개장 전에 처리되는 만큼 수급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재료가 시간을 끌면서 리스크가 희석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주말동안 한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제2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위협에 대한 공조 체제를 갖추기로 협의하더라도 지정학적리스크는 여전하다. 그러나 갈등 상태가 지속될수록 리스크 경계감이 희미해지고 있다. 돌발 변수가 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는 있다. 외국인 자금도 관건이다. 지난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7000억원 넘게 사들였다. 그러나 순매수 행진을 주춤했던 만큼 국내 증시에서 사자세를 이어갈지가 주목된다. 국내외 경제 지표 안정으로 코스피지수가 점차 랠리를 재개할 경우 원·달러 환율도 조금씩 아래쪽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역외투자자들이 최근 "원화 팔자, 달러 사자"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은 달러 매도에 쉽게 나설 수 없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아울러 다음주 중반부터 하반기에 들어설 뉴욕증시가 고용지표를 비롯한 각종 지표들의 압박에도 경기 회복 가능성을 꾸준히 내비칠지도 관건이다. 오는 7월3일은 독립기념일 관련해 휴장하는 만큼 고용지표에 따라 시장 심리가 휘둘릴 가능성이 있다. 고용 악화에 따른 비관론이 불거질 경우 환율은 박스권 상단을 뚫을 빌미를 찾게 되는 셈이다. 주말 뉴욕 증시와 외환시장 분위기는 안정된 모습이다. 주말 뉴욕증시는 저축률 상승으로 인한 소비 심리 악화 우려감과 분기 말을 앞둔 윈도드레싱 매수세가 맞물리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1270원대로 가라앉았다. 1275.00/1278.00원에 최종호가되며 거래를 마친 것.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 '-3.10원'을 감안하면 서울환시 현물환종가 1284.3원보다 약 4.70원 하락한 수준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다음주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 후반에서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수급과 방향성 어느쪽도 자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군다나 지난주 역외 쪽의 대형 비드로 원·달러 환율이 1290원대를 수차례 뚫고 올라가면서 환율이 언제든 오를 수 있음을 보여준 상태다. SC제일은행은 다음주 원·달러 환율에 대해 1280원대의 지루한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향성이 애매하고 거래량이 줄고 있어 수급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레인지는 1275.0원~1292.0원. 외환은행은 1290원대 위에서 저항감이 팽배하나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분위기는 지속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월말에 네고 물량이 꽤 나오고 있어 수급에 따라 방향이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1260원~1300원 정도를 예상했다. 기업은행은 다음주 환율이 변동성은 크지 않은 가운데 역내 외환수급은 수요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외인 주식순매수가 재개되는 분위기여서 일방적인 흐름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난 박스권 상단에 에대한 지지력이 이번주 후반에 확인된 만큼 완만한 상승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레인지는 1270원~1300원 정도로 박스권이 상향되는 분위기가 될 것으로 언급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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