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던진 MB, 다음 행보는?

장고를 거듭하던 이명박 대통령이 마침내 승부수를 던졌다.   이 대통령은 4.29 재보선 참패 및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촉발된 이른바 국정쇄신 정국에서 침묵해왔다. 야당과 시민사회는 물론 여권 내부에서조차 제기된 국정쇄신 요구에 경청과 숙고의 모드라는 원론적 입장을 제시해왔다. 다만 지난 15일 라디오연설을 통해 이른바 '근원적 처방'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방미 이후 본격적인 승부수를 던질 것임을 시사해왔다.   ◆검찰총장ㆍ국세청장 인사 개혁태풍 예고 이 대통령은 21일 신임 검찰총장에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을, 국세청장에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을 각각 내정하는 등 공석 중인 4대 권력기관장 후속 인사를 전격적으로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한마디로 파격이었다. 검찰총장의 경우 오랜 기수관행이 깨졌고 국세청장 역시 학자 출신의 외부 전문가를 발탁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조직의 세대교체 및 개혁에 주안점을 둔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당초부터 검찰총장과 국세청장의 인선 컨셉은 조직의 일신과 외부인사의 발탁 등에 두었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경우 과감한 세대교체가 예상된다. 특히 천 내정자가 사법고시 22회 출신이라는 점에서 선배 기수들의 연쇄적 퇴진 등 검찰 조직 내부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이는 국세청도 마찬가지다. 한상률 전 청장을 포함해 국세청 내부 출신의 수장들이 비리의혹 등으로 줄줄이 불명예 퇴진했다는 점에서 외부인사의 기용은 국세청 개혁에 대한 이 대통령의 남다른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李대통령 향후 행보는? 이번 인사는 이른바 '근원적 처방'을 화두로 제시한 이 대통령의 구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현 정국을 정면돌파하겠다는 것.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과 검찰의 피디수첩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한 청와대의 전례없이 강경한 입장 표명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공안통치용 인사라는 야당의 혹평에 상관없이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것.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등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장관을 수시로 바꾸는 것은 국정운영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른바 국면전환용 개각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   다만 김경한 법무장관이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사의를 표명한 것은 물론 장관급인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의 국세청장 내정으로 후속 인사수요는 여전히 살아있다. 또한 내각의 경우 평균 1년 4개월 이상 재직한 장관들이 적지 않고 청와대 참모진 역시 일부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촛불정국 당시 인적쇄신 카드를 놓고 고민하다 청와대 수석 전원을 교체하는 승부수를 선보인 적도 있다.   이와는 별도로 이 대통령이 정치문화의 혁신 차원에서 보다 근본적인 문제제기에 나설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20일 여야 지도부와의 회동을 통해 국정 쇄신을 위한 '근원적 처방'을 대국민 담화로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제시한 근원적 처방을 ▲ 개헌 ▲ 선거구제 개편 ▲ 행정구역 개편 등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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